보리스 옐친 전(前) 러시아 대통령 시절 대표적인 올리가르흐(과두재벌)로 영국에 망명 중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우크라이나에서 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베레조프스키는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옐친 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일등공신이었지만 푸틴 대통령이 집권후 재벌 '손보기'에 나서면서 지난 2000년 11월 영국으로 망명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지난 28일 일간 가제타 인터넷판과 인터뷰에서 "모스크바와 좀 더 가깝고 내가 살아온 문화와 익숙한 환경에서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로 이주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며 이를 가까운 시일내에 실현할 것"이라며 "몇달안에 옮길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가입한 '정치적 난민에 관한 제네바 협약'을 거론하며 자신이 러시아로 추방당할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영국에서 국제법상 '난민' 지위를 얻은 만큼 제네바 협정에 서명한 어떤 국가에도 갈 권리가 있으며 협정을 준수하지 않을 국가로 추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의 새 정권은 나를 러시아로 내쫓지 않을 것이며 유시첸코와 티모셴코가 민주 국가를 만들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베레조프스키는 러시아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에서 수억 달러의 돈을 스위스로 빼돌리는 등 여러 건의 부패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2003년 9월 영국은 그에 대해 정치적 망명을 허용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