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해일로 피해를 입은 곳은 푸껫 섬의 십분의 일에 불과하고 해당 지역도 정상화가 거의 끝났다는 주장은 일단 사실인 듯 하다. 초토화한 푸껫의 북부 인근 팡아지역 등은 제쳐두고 행정구역상 푸껫에 속해 있는 휴양지는 거의 정상화한 모습이다. 해일이 직접 들이닥쳤던 곳에서는 아직 곳곳에 복구가 진행되고 있고 간혹 실종자를 찾는다는 전단이 눈에 띄는 등 상흔이 남아있지만 나름대로 활기가 감돌고 있다. 섬내에서 전기가 끊어지거나 도로가 유실되는 등의 피해는 없었기 때문에 몇 달전부터 여행을 계획해왔다 마지못해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에서도 의외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주점, 마사지업소 등이 밀집한 향락가에는 예전에 비해 방문객은 줄었지만 여전히 불야성이고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희생자 추모행사와 뒤섞여 예전의 활력을 되찾은 분위기다. 태국정부와 공공보건부는 쓰나미로 인한 피해지역의 복구작업과 질병예방을 위한 전염병 감시 및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공공보건부는 ISO17025 등 국제표준프로그램 인증을 받은 태국 의료과학부 연구소에 의뢰, 피해지역의 볶음밥이나 카레 등 조리된 음식 33개, 마시는 물 44개 등 74개의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어떤 오염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태국 남부지역 뜨랑, 송끌라, 수랏타니에 있는 의료과학 지역센터를 통해 카드뮴 등 중금속에 의한 해산물 오염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지만 아직 오염 사실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주타마스 시리완 태국관광청장은 "대부분의 피해가 건물 등 시설에 국한돼 있고 자연환경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며 "쓰나미가 일종의 자연의 자정현상을 불러와 바닷물과 백사장이 오히려 20년 전의 상태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진영표 교민회장은 "참사가 쓸고 지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여기 주민들은 안전에 관한 한 위협을 전혀 느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신경이 쓰이는 안전 문제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지진해일이 다시올 경우다. 쓰나미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지어진 해변의 가건물과 전망만을 생각해 무분별하게 들어선 숙박시설, 마비된 경보체계 등이 이번 참사의 규모를 부풀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태국 관광 당국에서는 첨단 경보시스템 구축과 대피시설 건립 등을 통해 자연재해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대책을 강구하고있다. 주타만 관광청의 등론아사 부청장은 "지진과 해일이 잦은 일본 등과 정부차원의 공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이라며 "일본의 대비책을 배워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 제반 사항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직 쓰나미의 참상이 뇌리에 깊이 박혀있기 때문에 선뜻 피해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기가 주저되는 면이 있지만 지금처럼 붐비지않을 때 호젓하게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말했다. (푸껫=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