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실시될 이라크 총선을 앞두고 이라크 주둔미군과 저항세력 간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저항세력은 16일 이라크 전역에서 공격을 감행, 경찰 등 17명이 숨졌으며 이에 맞서 미군도 모술 등을 급습해 저항세력 수십명을 체포했다. 저항세력의 공격은 대부분 바그다드에서 남동쪽으로 40여㎞떨어진 쿠트와 북부 모술 인근에서 발생하고 있다. 쿠트 인근에서는 이날 이라크 경찰 3명이 총격을 받아 숨졌으며 이들의 장례식장에서 자살폭탄이 터져 범인 등 8명이 숨졌다. 또 이라크 국가 방위군 3명도 수류탄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다국적군의 용수 사업을 하고 있는 필리핀 회사에서 통역으로 일하던 이라크인이 총에 맞아 숨졌다. 모술에서는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지방 정부 의원 1명이 숨졌으며 폭발물이 터져 미군 브래들리 탱크가 부서지기도 했다. 투표소로 사용될 예정인 한 학교는 수류탄 공격으로 부서졌으며 바스라에서도 투표센터로 사용될 학교들이 4차례 수류탄 세례를 받았다. 바그다드에서도 저항세력의 공격이 계속돼 바그다드 중심지에서는 이번 선거에 출마한 살라마 알-카파지라는 여성 후보자가 경찰제복을 입은 무장괴한들의 습격을받아 부상했다고 알-카파지의 측근이 밝혔다. 바그다드의 티그리스강 동쪽 지역에서는 저항세력이 이라크 국가방위군 순찰대를 공격한 뒤 군중들 속으로 사라졌으며 티그리스강 서쪽 하이파 거리에서는 기관총과 자동화기 소리가 거의 한 시간 동안이나 계속됐다. 총선을 지지하는 시아파들이 많이 거주해 모술이나 바그다드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라크 중남부 지역에서도 최근 몇몇 선거관계자들이 협박을 받은 뒤 사직했다고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고위 관리가 전했다. 이 관리는 "차량 폭탄사건이 계속되면 사람들이 (투표하러) 오는 것을 재고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에서는 또 선거일 차량 폭탄 공격을 막기 위해 이라크 정부가 휘발유 공급을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와 관련, 휘발유를 구입하기 위해 주유소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급진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추종자 300여명이 바그다드의 석유부 앞에서 휘발유 공급 부족에 항의해 3일간의 항의시위를 시작했다. 이에 맞서 미군은 모술 인근에서 저항세력 용의자 11명을 체포하고 무기 및 폭탄 제조물 등을 압수했으며 저항세력의 위협 때문에 사직한 수천명의 선거관계자와경찰을 대체할 사람을 찾는 등 총선 치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이런 가운데 바르함 살리 이라크 부총리는 16일 로이터 통신과 회견에서 사담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측 관리들과 저항세력이 투표와 관련, 대규모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세인의 추종자들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국고에서 많은 돈을 가져갔으며 이 돈이 저항세력을 지원하는데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지 알-야와르 이라크 임시정부 대통령은 선거를 6개월 연기한다 해도 소요사태가 줄어들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면서 저항세력은 2~3개월 간 공격을 그만 뒀다가다시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 포로 학대 사건으로 기소된 미 육군 찰스n그레이너 상병에게 10년형이 선고된 것과 관련, 많은 이라크 인들은 재판이 불공평했으며 선고 형량이 너무 가볍다면서 반발했다. 이라크인들 사이에서는 그레이너 상병이 자신이 저지른 일과 똑같은 일을 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며 22살의 한 이라크인은 이라크인이 판사를 맡아 사형선고를 내렸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