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3일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대정부 질의에 답변하면서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관심을 갖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확정적인언급을 피했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려 있어 어느 후보든 승리하면 당선이 확정되는 오하이오주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13만여표차로 앞서 개표되지 않은 잠정투표와 부재자투표약 20만표를 고려해도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백악관의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이 "확정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블레어 총리는 카드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뒤 1시간 쯤 지난 시점임에도"최종 결과를 기다려 보자"며 신중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존 프레스콧 영국 부총리는 이날 B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의 유권자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확정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레스콧 부총리는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그들(미국민)이이번에는 확정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지지했던 영국 재계는 부시 대통령이 사실상 당선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경제인연합회(CBI)의 디그비 존스 사무총장은 "부시 대통령이 더 좋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사용할 용기를 갖기를 바란다"면서 "세계화가 미국화가 아니란 점을 깨닫고 보호무역주의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부 영국 언론은 부시 대통령의 당선이 블레어 총리의 재집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으나 블레어 총리의 전기작가인 존 렌툴은 블레어 총리에게 불리하게작용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견해가 엇갈렸다.

렌툴은 "영국에서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형편없기 때문에 그의 재선은 블레어총리에게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간 인디펜던트는 "부시 대통령이 재선되면 블레어 총리가 내년 봄에 실시되는 총선에서 재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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