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3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유력시됨에 따라 앞으로 미국의 지속적인 대(對) 중동 강경정책으로 고유가가 지속돼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입장으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지돼 투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의 약(弱)달러 정책이 지속되고 통상 압력도 우려될 것으로 지적했지만 압력의 강도는 케리 후보가 당선됐을 때보다는 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부시 대통령의 연임에 성공한다는 것을 전제로한다면 앞으로 미국의 대(對) 중동 강경정책이 지속되고 이에 따른 테러 가능성도상존해 국제유가 급등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도 우리 경제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통상문제는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미국과 한국간에 특별한 이슈가 없기 때문에현재와 같은 기조가 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쌍둥이(재정.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달러약세 정책이 유지되고 환율 절상압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부시 정부가 정치.군사 문제를 제외한 분야에 대해서는 크게 간섭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세계 경제에 큰 변화는 없이 당초 예상대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다만, 부시 대통령이 힘을 바탕으로 한 강경한 대테러전과 외교기조를 유지할것으로 보여 고유가 문제는 지속되면서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기의 경우 큰 흐름은 달라지지 않겠지만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국공채발행이 늘고 실세 장기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종전에 이어 금리인상을 단행하겠지만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리를크게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환율정책도 부시의 지지기반인 철강, 화학 등 전통업종의 수출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달러약세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정책의 기조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 통상문제를 재점검해온게 관례인 만큼 이 과정에서 대미 무역흑자가 큰 우리나라에 대해 통상압력이가해질 수는 있으며 달러약세 정책에 수반돼 원화절상 압력이 있을 수도 있다. 아울러 부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 선제공격 얘기까지 나왔던 만큼 한국의 안보상황을 불안하게 보는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계속 적용될 것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 부시 대통령이 재선이 유력시됨에 따라앞으로 미국이 경상수지적자와 재정적자를 축소하고 고용안정을 위해 기존의 달러화약세 기조를 유지하고 아시아 통화권에 대한 환율 절상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통상 정책은 자신이 추구해왔던 기존의 자유무역주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중남미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지역주의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과 FTA를 맺지 않은 국가들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다. 대북압력도 강화돼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고 대내외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에는 부시가 종전처럼 부유층에 대한 세금감면 등 재정정책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여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박사= 부시의 재집권을 전제로 한다면 지금까지의 세계질서 틀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러단체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고유가가 계속될가능성이 높고 원유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시는 환율정책에 있어서도 `약한 달러'를 용인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원화는계속 강세를 보여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이다. 통상정책도 자유무역 기조가 그대로 유지돼 자유무역협정 체결 요구 등이 계속될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통상 미국의 주가는올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금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