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도운 일등공신은 그의 정치참모 칼 로브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여기에 선거 막판 제2의 9.11 테러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 오사마 빈 라덴도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부시 승리의 큰 공신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의 오랜 정책보좌관인 칼 로브는 선거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부시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사실상 지휘해온 총감독으로 불린다. 일부 미국 언론에 부시 대통령은 로브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연극배우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부시 대통령이 존 케리 후보와의 1차 TV토론 당시 옷에 주름이 잡혀있는 것이포착돼 `무선 수신장치가 아니냐'는 의혹을 살 때도 "로브가 답변을 전달해주기 위한 장치"라는 주장이 제기된바 있다. 올해 54세인 로브는 27살 때 여론조사 전문가로 정치판에 뛰어들어 지난 27년동안 공화당의 각종 선거전략을 기획해온 선거 전문가다. 미국이 현재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쟁 중에는 장수를교체하지 않는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것도 그의 작품이고, "케리 후보는 전쟁을치를 최고사령관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공격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 1992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것은 공화당이 기독교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부시 대통령에게 낙태와 동성애자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도록 충고해왔다. 선거 5일 전인 지난달 29일 갑자기 알-자지라 방송에 나타나 제2의 테러 발생가능성을 경고한 빈 라덴도 부시 승리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라크에서 대량의 재래식 무기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돼 부시 대통령이 코너에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기된 빈 라덴의 위협이 "미국은 지금 전쟁 중"이라는 부시대통령의 입장을 뒷받침해 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테러와 경제였는데, 경제가 강조될 경우 케리후보가, 테러가 강조될 경우 부시 대통령이 유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