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3일 존 케리 민주당후보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은 집권 1기에 펼쳤던 자신의 국내외 정책과 비전들을 앞으로도 더욱 힘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대선 기간 내내 부시 대통령은 그의 정책이 실패작임을 주장하는 케리 후보에 맞서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제반 중요 정책들이 올바르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주력해왔다. 특히 사상 초유의 접전 양상을 벌인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부시 대통령은 결국미국민 다수가 그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음이 선거를 통해 입증됐다고 판단, 기존 정책들을 더욱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대선과 함께 실시된 상ㆍ하 양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부시 대통령으로선 강력한 의회 지지를 발판 삼아 정책 수행에 박차를 가할수 있게 됐다. 부시 대통령은 먼저 이번 선거 최대의 쟁점으로 떠올랐던 이라크 전쟁 및 대(對)테러전에서 평화적 선제공격 입장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대테러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이곳 본토에서 테러리스트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나라밖 테러리스트들에 타격을 가하는 공세적자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선제공격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세계적 차원에서 대 테러전을 한층 강화할 것이며 그결과 이슬람 급진단체 및 이라크 내 무장 저항세력과 충돌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 경우 중동을 비롯한 범 지구적으로 극렬한 테러 행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라크에 3천여명의 병력을 파견한 한국 입장에선 자이툰부대 뿐 아니라 국내및 해외교포들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핵 문제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강화된 자신의 입지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해 압박 작전을 취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부시 행정부는 당분간 그동안 취해온 6자 대화의 틀을 유지하려 하겠지만 북한의 핵포기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대북 압박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게 현실이다.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대목이다. 6자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부시 행정부 내의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을 중심으로 한 대북 강경파가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한미군 병력 1만2천500명을 오는 2008년까지 철수시키겠다는 기존 정책도 변함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경제 문제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대체로 자유무역주의 노선을 견지해온 만큼앞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선거 기간 내내 케리 후보측으로부터 실업문제 및 재정적자 문제로 공격을 당한 만큼 향후에는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좀더 가미하는 한편 대외 통상 압력을 가중시킬 개연성도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일자리 창출과 재정 적자 완화를 위해 자국에 대한 빗장을 더욱 높게 하는 한편한국과 중국 등에는 시장개방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각 나라와의 외교관계에서는 이라크에 함께 파병한 영국 및 일본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지지 입장을 표명한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와의 관계도 순조로울 전망이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등 대체로 부시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취해온 유럽 국가들과는 여전히 소원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부시 대통령도 효과적인 대 테러전 수행을 위해서는 세계 여러 나라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서 집권 1기 보다는 탄력적인 자세를 취할 수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