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불과 12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월가에서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워낙좁혀진 가운데 자칫 승부가 가려지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CNN 머니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분석했다. 이같은 우려는 선거 결과가 지난 2000년 대선 때 처럼 법정 시비로 번질지도 모른다는 전망 속에 양 진영이 소송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보도와 때를 같이하는 것이다. 또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약 30%인 근 5천만명이 `전자투표'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그 신빙성에 대한 논란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 점도 월가를 걱정하게 하는 변수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CNN 머니는 월가 일각에서 선거 결과가 순탄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법정 시비로 번지면서 최악의 경우 내년 5월까지 파국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는 시나리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선거의 이같은 불투명성이 이미 뉴욕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슈왑 워싱턴 리서치 그룹의 그레그 발리에르 수석애널리스트는 CNN 머니에 "선거로 대권 당락이 가려지지 않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최고 33% 가량으로 본다"면서 "이렇게될 경우 연말까지 시장이 동요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 는 "불확실성은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변수의 하나"라고 상기시켰다. 경제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심지어 법정에서 새 대통령이 가려지기까지 잘못하면내년 5월까지 시비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고 CNN 머니는 소개했다. CNN 머니는 지난 2000년 대선 때의 뉴욕증시 추세를 소개하면서 플로리다주 개표가 결국 법정 시비로 이어지고 끝내 대법원까지 가는 상황에서 주식이 폭락을 거듭했음을 상기시켰다. 당시 증시 혼란은 부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일단 가라앉기는했지만 취임 첫해 내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발리에르는 뉴욕 증시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데 이미 이같은 `선거불안' 변수가작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면서 여기에 고유가와 테러 불안까지 겹쳐 월가에 더욱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의 이같은 불안은 갓 실시된 조사에서 부시-케리 지지율이 `대등'한 것으로나타남에 따라 쉽게 가라앉기 힘들 전망이다. 블룸버그가 20일 종합한 바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ABC방송, 퓨리서치센터, 해리스인터액티브 및 로이터/조그비가 각각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서 두 후보가 같은비율을 보였거나 차이가 있더라도 오차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자체적으로 갓 실시한 선거인단 확보 조사에서도 케리가 171표로 168표의 부시에 간발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파이낸셜 타임스는 20일자에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약 30%인 5천만명이 전자투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신뢰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 연방정부가 전자투표 확대를 위해 모두 30억달러 가량을 주정부들에지원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워싱턴 DC와 최소한 32개주가 첨단기법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전자 스캐너 혹은 터치톤 스크린 방식으로 대개 이뤄질 전자투표의 오류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그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의 캘리포니아 및 메릴랜드 주예선 때 전자투표의 문제점이 지적됐던 점을 비판론자들이 상기시키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는 20일자에서 민주.공화 양진영 모두가 소송 대비에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특히 전자투표 확대로 인해 법정 시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