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북부 유명 관광지인 주펀(九'人+分')에서 18일 오후 2시 30분께 (현지 시간) 홍콩 관광객 등 38명을 태운 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 받고 10m 아래 도로로 추락, 5명이 숨지고 32명이 부상했다. 이날 사고는 버스 운전기사 쉬중싱(徐仲興)이 술을 마신 채 주펀에서 홍콩 관광객을 태우고 타이베이 시내로 향하던 중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을 고속으로 운전하다일어났다. 운전기사 쉬는 사고 후 브레이크가 고장 났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이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결과 형사처벌 기준인 0.25%의 6배인 1.6%로 거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승객들은 쉬가 운전하기 전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말다툼을 벌인 뒤 화가 난 상황에서 고속 운전을 했으며 속도를 낮춰 달라는 요구도 무시했다고 말했다. 대만 당국은 사고 후 2백여명을 투입, 3시간여에 걸친 구조 작업 끝에 부상자들을 3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운전기사를 포함한 7명은 중상이다. 대만 언론들은 사망자 5명이 모두 여성으로, 2명은 자매이고 이 중 결혼을 앞둔약혼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승객은 3박4일 또는 4박5일에 1천 홍콩달러(14만7천원 한화 상당) 정도 하는 대만 단체 관광 코스의 하나로 허우샤오셴(侯孝賢) 대만 감독의 영화 '비정성시'촬영지인 주펀에서 점심을 먹고 이동하던 길이었다. 대만 정부는 현지에 급파된 홍콩 정부 관광국 직원 및 의사들과 함께 홍콩 관광객들에 대한 치료를 지원하고 홍콩 송환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이들 여행객 중 일부는 여행자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대만ㆍ홍콩 양측간에 사상자들의 손해배상 문제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필수연 통신원 abbey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