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카드게임인 포커가 최근 케이블텔레비전과 인터넷 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수십만명이 온라인을 통해 포커를 하고 있으며,영화배우 등 유명인사들도 텔레비전에 출연해 포커를 할 정도로 포커의 인기가 급등하고 있다. 과거에 주로 심야 케이블 TV 프로그램에 그쳤던 포커가 이처럼 인기를 누리게된것은 3년 전 카메라로 각 포커 게임자의 카드를 보여주는 기술이 도입돼 시청자들이게임자의 전략을 보고 평가할 수 있게되면서 부터이다. 이 카메라 기술을 영국의 한프로그램에서 본따 미국에 도입한 사람은 `월드 포커 투어 엔터프라이즈(World Poker Tour Enterprises Inc.)'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립콤이다. 그는 포커가 이처럼 인기를 누리게 된 것에 대해 "포커는 현재의 그리스 비극과같다"면서 "그것은 인간의 상황을 다른 것들만큼 또는 다른 것들보다 더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미국민 5천만-8천만명이 포커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포커를 합법적인 게임으로 지정한 주(州)들에서는 카드 게임실이 번창하고 있고 대학생들이나 고등학생들은 이제 비디오게임 대신 포커를 즐기고 있다. 할리우드의 유명인사들도 포커에 빠져있으며, 케이블 채널 `브라보(Bravo)'의자선을 위한 `유명인사 포커대결'에 출연하기도 하지만 자선사업이 아닌 포커게임쇼에 출연하는 명사들도 많다. 배우 벤 애플렉은 최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포커 토너먼트에서 36만달러를 따기도 했으며, 여배우 미미 로저스나 남자배우 루 다이아몬드필립스, 제임스 우즈 등도 종종 포커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 TV의 트래블(Travel) 채널의 '세계 포커 여행'이나 ESPN의 `월드시리즈포커'같은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이 너무 높아 포커관련 프로그램 4개가 추가로 기획되고 있을 정도다. NBC텔레비전이 올해 미식축구 `슈퍼볼'의 게임전(前) 쇼로 `세계포커 여행'을 방송했을 때 시청자수가 1천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정교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온라인이 점점 더 고속화됨에 따라 온라인포커에 참여하는 네티즌들도 늘고 있다. 캐나다의 `포커펄스닷컴(Poker-Pulse.com)'에 따르면 최근 24시간동안 약 1억2천400만달러가 100여개 온라인 포커룸에서 판돈으로 걸렸다. 최대의 포커사이트인 '파티포커(www.partypoker.com)'는 가장 붐비는 시간에는5천여개 포커테이블에서 5만여명이 게임을 즐긴다. 포커펄스를 운영하는 데니스 보이코는 온라인 포커 사이트들은 판돈의 일부를 챙기는 방식으로 지난달 모두 320만달러를 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것은 이 사이트들이 지난해 1월에 벌어들인 30만달러의 10배 이상되는 액수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러나 온라인 포커사이트들은 미국의 도박관련 법 때문에 모두 해외에 근거를 두고 있다면서 게임 참가자들은 거의 모두 미국인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온라인 포커룸들이 돈세탁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신용카드 회사들에게 압력을 넣어 포커 게임자들이 온라인 포커 사이트에서 신용카드를이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의 게임자들은 신용카드 대신에 당좌예금 계좌에서 자금을 빼내거나 그 계좌에 입금시키는 방식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법무부는 또 출판물이나 웹사이트 등 미디어들에 온라인 도박회사들의 광고를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 웹사이트는 이 같은 법무부의 조치에 대해 뉴올리언스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