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장단체가 러시아 남부 북(北)오세티야의 한 학교에서 300명이 넘는 인질을 붙잡고 당국과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유엔과 각국 정부가 2일 이번 사태를 강력 비난하고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현지시간 1일 오후 인질사태를 비난하는 의장 성명을 발표하고 132명의 어린이를 포함, 300명 이상의 인질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안보리 9월 순번 의장인 후안 안토니오 야네즈 바르누에보 스페인 대사는 성명에서 "안보리는 베슬란시의 한 중등학교에서 발생한 가증스런 인질사태를 강력한 어조로 비난한다"고 밝히고 "안보리는 테러 공격으로 잡힌 모든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조건없는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이와 함께 "안보리는 이같은 테러 행위들을 저지르는 범죄자와 조직책,그리고 후원자들을 심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심판하려는 러시아 당국에 모든국가들이 적극 조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이날 15개 회원국이 장시간의 논의 끝에 이같은 성명을 채택했지만 인질사태를 벌이고 있는 단체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을통해 중국이 모든 형태의 테러에 반대한다고 전제, "테러는 전 인류의 적으로 중국은 러시아의 테러와의 전쟁, 그리고 러시아 국가와 국민들의 안전보호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테러와의 전쟁에는 공통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들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을 강화해 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어린이들을 인질로 잡고 살해하려는 위협에는 어떠한 논거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인질들과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하며 우리는 인질사태가 조속히, 충돌없이 해결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독일이 이번 사태를 위해 병원 장비가 갖춰진 공군기를 제공할 뜻을 피력했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어떠한 이유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인질사태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히고 "우리는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조건없는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조르게 삼파이오 포르투갈 총리 역시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전문을 통해 인질사태를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이날 각국 언론에 보낸 자료를 통해 "ICRC는 북 오세티야 베슬란의 한 중등학교에 잡혀있는 인질들, 특히 극히 취약한 어린이들의 어려운 입장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ICRC는 이번 사태의 책임자들에게 인질들을 근심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돌려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파리.베이징 AFP.이타르타스=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