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와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모두 만연돼 있지만, 그 치료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진이 14개국 6만463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결과 조사대상국 절반 이상에서 10% 이상이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26.4%의 발병률로 정신질환자 1위국으로 꼽혔으며, 선진국중에서는 이탈리아가 8.2%로 낮았다. 정신질환자가 가장 적은 나라는 4.7%의 발병률을 보인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였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경우 주민들이 낯선 이방인에게 속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는 성향을 지녔기 때문에 실상은 이보다 발병률이 높을 것으로 조사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조사는 2001년에서 2003년 사이에 벌기에, 중국, 콜롬비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레바논, 멕시코, 네덜란드, 나이지리아, 스페인, 우크라이나, 미국 등에서 이뤄졌다.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나타난 가장 평범한 질환은 공황 발작, 공포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포함하는 불안장애로 나타났다. 서구화에 맞서면서실업이 만연됐던 우크라이나에서는 우울증을 포함한 정서 장애가 수위를 차지했다. 공동 연구원인 세계보건기구(WHO)의 베디르한 유스턴은 "모든 나라에서 감추려고 하는 증상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정신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케슬러는 성공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했을 경우 좌절로 이어질 수있기 때문에 미국의 정신질환 비율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납득할만하다고말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조사대상 모든 국가에서 심각한 정신질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조사에서도 선진국에서는 중대한 증세를 가진 사람들의 36-50%가 치료를받지 않았고, 개발도상국의 경우 76-85%가 치료를 받지 못했다. 케글러는 정신질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이유는 많은 지역에서 보건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많은나라에서는 정신질환이 보험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정신질환을 알아채지 못하는 의사들에 대해서는 고혈압 같은 질환 진단에 실패한 의사와 달리 크게 문제삼지 않기때문이라고 유스턴은 말했다. (시카고 AP=연합뉴스) choina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