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쾰러(61) 독일 차기 대통령 당선자는 1일 시판된 자신의 새 책에서 현재 독일이 처한 경제.사회적 어려움의 상당 부분이 통일 전부터 필요했던 서독의 구조조정 미흡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쾰러 당선자는 자신이 재무차관으로 일했던 헬무트 콜 전 총리 정권 시절과 동서독 통일 과정을 되돌아보며 여러 가지 실수 가운데 가장 큰 잘못은 1990년 통일시점에 이미 서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독일 통일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성취한 콜 전 총리를 존경하고 신뢰한다고말했으나 15년 간 총리를 지낸 콜이 집권 초기부터 이른바 `오토 그라프 람스도르프보고서'의 핵심 정책들을 철저하게 실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1982년 당시 사회민주당과 자유민주당 연립정권에서 자민당 소속재무장관인 람스도르프가 과도한 복지의 감축 등을 주장한 경제개혁안이다.

헬무트 슈미트 총리가 이끈 사민당과 자민당 연립정권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정책과 이 보고서 등을 둘러싼 분란으로 붕괴하고 콜 정권이 들어섰다.

쾰러 당선자는 현재 독일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지난 20-30년 간 축적된 것으로동독 재건도 잘못된 방식으로 이뤄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정부가 지고 있는 어려운 일들이 모두당시의 개혁 미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면서 이미 뒤늦었지만 몇몇 부분을 고치는것이 아닌 근본적이고 폭넓은 개혁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역사의 전환기와 세계적 변화의 시대에 독일의 개조가 필요하다는 지론을 재차강조한 쾰러 당선자는 "격려하고 고무하며,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며 미국인의 낙관주의를 높게 평가했다.

한편 쾰러 당선자는 오는 2020년 독일의 미래상을 묻는 질문에 "(동서독 지역간) 내적인 통일을 완성하고, 독일 정치인이 유럽연합(EU)의 대통령이 되어 있기를소망한다"고 말했다.

콜 전 총리 시절 집권 보수당인 기독교민주연합에 가입한 정당원이지만 정치인이 아닌 관료 출신의 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는 "나는 엄격한 당원이기에는 너무나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쾰러 당선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지난 1976년 경제.재무부 관료 생활을 시작했을 당시의 게르하르트 슈톨테베르크 전 재무장관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사표로삼았다고 말했다.

기민련 소속인 그는 사민당 정치인인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동방정책에 대해지지했으며, 슈미트 전 총리에 대해서는 매우 존경한다고 밝혔으며 게르하르트 슈뢰더 현 총리에 대해서도 호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콜 전 총리가 신임하는 경제 자문관이던 지난 1990년대 초반 내각회의등에서 콜 전 총리에 반박하며 논쟁을 벌인 일화 등을 소개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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