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은 이라크 침공 뒤 미군 병사들이 이라크민간인을 상대로 자행한 20여건의 폭행, 절도 사건을 조사중이라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31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군 병사들은 불시단속, 순찰, 가택수색 과정에서 이라크 민간인들을 폭행, 협박하거나 현금, 보석 등의 재물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NYT는 조사관들을 인용, 심지어 병사들이 이라크 민간인들을 검문소에 불러세운다음 저항세력 및 저항세력 재정후원 혐의자로부터 물품을 압수한다는 명분 아래 현금을 갈취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NYT는 미군 병사들이 임무 수행 과정에서 이라크 민간인들을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리거나, 혹은 이들을 겁주기 위해 신체 주변으로 총격을 가한 사례도 최소한6건이나 된다며 미 육군 범죄수사사령부가 이를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에 따르면 미군 고위 당국자들은 수용시설 이외의 장소에서 병사들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이라크 민간인을 잘못 다룰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범죄수사사령부로 하여금 보고서를 작성토록 했으며 범죄수사사령부가 제출한 내부보고서에는 지난 21일 현재 18건의 절도 사건과 6건의 폭행 사건이 기술돼 있다. 인권운동가들은 최근 수개월간 이라크 침공 이후 지난 15개월간 미군 병사들이전장(戰場)이나 그 주변에서 학대행위를 자행하고 있음을 지적해 왔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국제적십자위원회를 인용, 일단의 연합군 병사들이 작년 9월13일 남부 바스라의 한 호텔에서 9명의 이라크 남성들을 체포하면서 손바닥과 얼굴을 땅에 붙이도록 하고는 고개를 조금이라도 들면 목 뒷덜미를 군화 발로 밟았으며 영수증도 발급하지 않은 채 이들이 소지한 현금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군 당국자들은 절도 등 위법행위가 이라크 주둔 13만5천여명의 병력 가운데 극소수의 병사들이 저지른 것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피해 사례를 신고하지 않는 이라크인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군 병사들에 의한 실제 범죄행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고 NYT는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