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야가 외국인 전문 인력의 취업 체류를쉽게 하고 이민을 허용하되 정황증거 만으로도 종교적 극단주의자나 테러를 저지를가능성이 있는 외국인을 추방하는 내용으로 이민법을 개정키로 합의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여야 4개 정당 지도자들과 심야 협상을 통해 지난 3년 동안 논란을 벌여온 이민법 개정에 합의했으며, 내달 17일 상하원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비회원국 국적자에게도 취업 이민을 허용하게 되는 등지난 1970년대 개정돼 폐쇄적이며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민법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됐다고 독일 정부는 밝혔다.
또 외국인 고급 전문 인력의 독일 진출을 쉽게 함으로써 독일 산업계가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슈뢰더 총리는 설명했다.

공영 도이체벨레 방송에 따르면 독일로 유학와 학위를 마친 비(非)EU 국민들도앞으로는 노동허가를 받고 직장에 취업하는 일이 손쉬워진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경비를 대는 독일어 학습과 독일 사회에 통합시키려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거나 성적이 좋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체류허가를 연장해주지 않는 등 불이익을받을 수 있다.

여야는 특히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없어도 향후 테러나 종교적 극단주의를 유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증거 만으로 외국인을 추방할 수 있도록 합의함으로써 향후독일 국내외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적녹연정은 2000년 국적법을 개정해 독일 혈통이 아니더라도 국적을 취득할 수있도록 한데 이어 외국인 전문 인력, 특히 정보통신 부문 인력의 유입을 늘리기 위한 이민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보수 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은 비숙련 노동자의 유입 확대로 독일 경제와 실업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관련 규정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기민련은
특히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극단주의자들의 진입을 막고 이미 독일에 체류하는 경우 조기에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녹색당은 범죄를 저지를 개연성만으로 외국인을 추방할 수 있게 하는 것은인권침해라며, 반대해 협상이 결렬돼왔다.
결국 인구 노령화로 외국인 노동력을 유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경제계와 여당의 요구에 밀려 기민련이 일부 조항을양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당이 "사실에 근거한 위협 징후를 내무부가 엄격히 판단한다"는 단서 조항만 삽입한 채 의심되는 외국인을 추방할 수 있도록 합의해줌으로써 앞으로 당원들과 인권단체의 큰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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