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그라이브에 수용된 이라크 포로들은 심문받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범법행위에 대한 처벌 또는 수용소 경비요원들의 즐거움을 위해 학대받았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또 뉴욕 타임스는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포로들을 겁주기 위해 개를 사용한것은 군 정보장교들이 승인한 것으로 사령관의 승인없이도 사용해 온 여러가지 심문기법 중 하나였다고 폭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포로 학대혐의로 기소된 미군 7명 중 4명의 증언이 담긴 서류를 입수한 결과 아부 그라이브 감방 1A 열에서 있었던 가혹행위의 배후에는 군정보당국이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안 기밀로 취급됐던 이 서류에는 군 정보장교들이 밤중에 1A 감방을 자주찾아 포로들을 수용소 건물 뒤에 있는 `나무 막사'로 끌고 가 헌병대의 눈을 피해심문했다는 한 장교의 증언이 담겨있다. 또 포로학대사실이 알려지게 된 경위도 이 서류를 통해 처음으로 자세히 알려지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11월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근무지를 옮겼다가 복귀한 조지프 다비기술부사관은 IA 감방을 포함한 수용소 내 요주의 지역에서 총격이 있었다는 소식을듣고 당시 야간 근무 책임자이던 찰스 그래너 상병에게 총격이 일어났던 감방의 사진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포로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는 사진으로 물의를 빚은 여군 린디 잉글랜드일병의 연인으로 현재 기소된 그래너 상병은 다비에게 2장의 CD를 건넸다. 다비는 "CD에 이라크 사진과 총격이 일어난 감방 사진만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발가벗은 채 미군에 의해 학대받고 있는 포로 사진 수백장이 들어있었다. 다비는 "그것은 잘못된 일이었고 뭔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해 그래너에게 따지자그래너는 '내 안의 기독교도는 나쁜 일이라고 하지만 내 안에 있는 교도관은 다 큰남자가 오줌을 싸게 만드는 것이 재밌다고 한다'고 대답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지난 1월 육군 조사관들이 수집한 자료를 단독 입수한 결과아부 그라이브에서 포로 심문에 개를 사용하는 것은 제205 군 정보여단 사령관이던토머스 파파스 대령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는 국방부와 군 장교들이 리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최고사령관만 심문에 동물을 사용하는데 대한 승인권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