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의 수감자 학대 행위가 세계적 분노를 일으킨 가운데 독일 국방대학의 교수가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은 정당화 될 수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국방대학의 미카엘 볼프존 교수는 최근 뉴스전문 채널 n-tv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쟁 포로에 대한 고문은받아들일 수 없지만 잠재적 테러리스트 고문이나 고문 위협은 당연히 합법적"이라고주장했다.

군 장교들에게 현대사를 가르치는 볼프존 교수는 "테러는 정상적인 바탕 즉, 우리의 문명화된 가치 규범으로는 전혀 다룰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독일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볼프존 교수를비난하는 한편 국방부에 고문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외무차관을 지낸 루드거 폴머 녹색당 의원은 전쟁포로 대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뿐아니라 유엔 헌장과 유럽연합(EU) 인권협약도 고문을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면서볼프존 교수가 궤변을 한다고 지적했다.

폴머 의원은 또 "국방대학 내의 학문의 자유의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국방대학교수가 고문을 지지한다고 공개 발언해도 되는 지 답변해 달라"고 페터 슈트루크 국방장관에게 요구했다.

사회민주당 소속인 라인홀트 로베 하원 국방위원장은 "평범한 사람이든 유명한학자든 간에 고문 또는 이와 유사한 것을 옹호하는 자들은 윤리적, 도덕적으로 테러리스트와 같은 수준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보수 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 소속의 국방차관 출신인 빌리 빔머 의원도 "이런견해가 국방대학에서도 강의되는 지, 장관은 이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 지를답변해 달라"는 서신을 보냈다.

미국에선 9.11 테러 이후 앨런 더쇼비츠 변호사 겸 하버드대학 법학 교수가 "범죄 계획을 알아낼 수 있을 경우엔 고문을 허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보수적 TV 사회자이자 공화당 대통령 후보전에 나서기도 했던 패트 뷰캐넌은 "최고조의 위험한 상황에서는 고문은 `자연적 권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독일에서 지난해 초에도 고문의 정당성 여부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바 있다.
프랑크푸르트 경찰국 부국장이 유괴된 은행가 아들의 소재를 알아내기 위해 혐의자에게 고문 위협을 가한 것이 드러나 기소되자 찬반 논쟁이 불붙었다.

당시 기민련 소속인 외르크 숀봄 브란덴부르크주 내무장관은 "테러리스트가 여러 사람을 죽일 위험이 있을 경우 등에는 공권력이 고문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여야 모든 정당 뿐아니라 경철 노조도 이같은 시각을 비판하고 어떤 경우에든 피의자를 고문해서는 인된다고 반박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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