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와 관련된 그릇된 정보를 미국에 제공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공동책임이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독일 언론에 따르면 이같은 논란의 진원지는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이며, 그 배경엔 미국 정부의 이라크 침략 책임 분산 의도가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의도와 관련 없이 당시 이라크전에 가장 반대해온 독일 측의 정보가 미국의 판단 또는 주장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며 이에 따라 독일이 최소한 `간접적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LA 타임스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작년 2월 유엔 안보리에서 비디오 필름 까지 보여주면서 이라크의 이동식 화학무기 실험실 운영의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한 것은 독일 연방정보국(BND)이 제공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월 장관은 당시 안보리 회의 개최 며칠 전 까지도 이라크의 독가스 제조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BND의 정보를 접한 뒤 이를 믿고 그같은 주장을 하게됐다는 것이 LA타임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라크전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온 독일 정부는 즉각 반박하면서 파문 확산 차단에 나섰다.

토마스 슈텍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미국이 BND 첩보 만에 근거해 그릇된 정보판단을 하고 잘못된 전쟁 개시 결정을 내렸다는 추측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파월 장관은 여러 정보원을 종합, 안보리에서 그같이 주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 입장을 지지해온 제1 보수야당인 기독교민주연합이 이제는 그릇된 정보를 제공해 전쟁을 뒷받침했다며 공격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기민련의 외교담당 대변인 프리드베르트 플뤼거 위원은 BND가 일을 잘못 했거나연방정부가 매우 태만한 방식으로 이 정보를 미국에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두 경우 모두 적녹연정이 전적으로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뤼거 의원은 이 정보의 출처는 이라크 해외 망명 반체제 지도자 중의 한 명으로 논란이 많은 인물인 아흐메드 찰라비와 관계가 있으며, 당시 이런 의문스러운 정보 출처에 대해 BND와 독일 정부도 침묵을 지켰다고 비난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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