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의 노사정 대표들은 27일ILO현인그룹이 제출한 세계화 평가 보고서에 일제히 지지를 표시했다. 이날 열린 ILO집행이사회(의장 정의용 외교통상부 본부대사)에서 각국의 노사정대표들은 현재 세계화가 나아가고 있는 진로는 올바른 것이 아니며 `인간의 얼굴을한 세계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보고서의 결론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집행이사회에서 논의한 보고서는 세계화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 만인에 도움이되는 행동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2월 ILO의 위촉으로 26명의 현인 그룹(공식명칭은 `세계화의 사회적 측면에 관한 세계 위원회')이 1년간 연구한 결과물. 보고서의 결론은 세계화에 존재하는 불균형은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고 또한정치적으로는 지속할 수 없으며 따라서 공정한 규범이 지배하고 소외된 국가와 계층도 참여하는 체제로 개편돼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현인그룹 보고서는 이와 함께 세계화에 대한 논의의 장은 이제 고위 관리들의회의가 다국적기업의 중역회의에서 벗어나야 하며 모두가 공감하는 방향을 향해 무엇보다 실천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세계화는 사회적 차원에서 인권과 문화적 정체성, 자율성, 인간다운 노동권을포함한 인간중시적 시각이 강조돼야 한다는 것이 현인그룹의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 세계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절차가 선결요건이라고 말하고 지방에서 국가, 지역, 글로벌 사회에 이르는 모든 차원에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인 그룹은 이밖에 ▲사회와 환경보호를 고려한 지속가능한 정책 ▲생산적이고공정한 시장 ▲공평한 규칙 ▲약자와 소외층을 보호하는 연대성의 강화 ▲공공과 민간부문의 책임성과 협력 강화 ▲유엔과 같은 다자기구의 역할 제고도 촉구했다. 현인그룹에는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와 죤 스위니 미 노총위원장, 줄리아노 아마토 전 이탈리아 총리 등이포함돼 있으며 정의용 의장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집행위에서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 함께 현인그룹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벤자민 음카파 탄자니아 대통령은 세계화는 인류의 복지를 위한 측면이 다분하지만 일부 부정적 요소는 통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각국 노사정 대표들은 지금까지 세계화는 경제적 측면에 편중돼 국제적으로는 '남북격차', 국내적으로는 계층간 빈부격차를 초래했다면서 현인그룹이 모처럼 세계화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균형감있고 논리정연한 분석을 시도했다고 치하했다. 정의용 의장은 현인그룹 내부에서 논의가 분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보고서를통해 커다른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계기로 세계화에 관한 공론이더욱 활발해질 것만은 분명하다고 논평했다. 정 의장은 한국도 이제는 눈을 밖으로 돌려 세계화에 관한 국제사회의 공론이한국에 유익한 방향으로 결실을 맺도록 적극 대응해야 한다면서 모두가 함께 잘사는지구촌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에 동참하는 데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