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오는 20일 제11대 총통선거와 함께 중국의 미사일(496기) 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묻는 '방어성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총통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총통-뤼슈롄(呂秀蓮) 부총통(여) 진영에 맞서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과 쑹추위(宋楚瑜) 친민당(親民黨) 주석이 각각 정.부총통 후보로 출마, 예측불허의 접전을 펼치고 있다. 2000년 3월 선거에서는 천이 39.3%의 지지율로 36.8%의 쑹(무소속)과 23.1%의 롄을 누르고 신승했다. ◆국민(公民) 투표 '방어성 국민 투표(和平公投)'는 두 가지를 묻는다. 첫째 항목(국방강화안)은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수 백기의 미사일을 철거하지 않고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만이 미사일 방어무기를 구입, 방어능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점에 동의하나?'이다. 둘째 항목(대등 담판안)은 '정부가 중공(중국 지칭)과 협상을 재개,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양안 관계를 설정해나가는 것에 동의하나?'이다. 유력 언론사의 한 편집국장은 여론조사 결과 총통선거만 투표하고 국민투표는 거부하려는 유권자들이 40% 이상이라고 지적, 국민투표가 찬반 여부를 떠나 '과반수투표' 미달로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택시 기사 다수는 "국민당 계열언론사들의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으며 통과될 게 확실하다"고 낙관하고 있다. ◆선거 초점 최대 초점은 분리독립의 마각을 점차 드러내 온 천 총통 재선 여부와 중국의 무력침공 위협, 또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강행하는 국민투표의 통과 여부다. 또 선거 때마다 '중국판 북풍(北風)'을 보여온 베이징 당국의 반응도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96년 3월 리덩후이 총통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선거를 앞두고 대만협에서 미사일발사 훈련을 했으며 미국은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 항모 2척을 대만해협에 급파하는 등 전운이 고조됐다. 지난 2000년에도 총통선거 사흘 전인 3월15일 주룽지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민진당 후보 당선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천수이볜에 대한 비토를 선언, 대만 유권자 다수가 심리적 공황에 빠지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두 차례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돼 온 때문인지 중국은 이번에는 '국민투표 반대' 입장외에 기존의 '북풍' 공작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 판세 지난 1-5일 중국시보가 유권자 3천39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천이 39.8%를 얻어 38.1%의 롄을 처음으로 앞섰다. 여론조사 결과 공개 마지막 날인 9일 연합보가 1천405명을 대상으로 행한 여론조사 결과, 41%는 롄을, 38%는 천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싱크탱크가 1천12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천이 40.4%로 롄(39.5%)을 근소한 차로 앞서는 등 오차 범위내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17일 타이베이 시내의 택시 기사들이나 중앙통신, 중국시보 등의 중견 언론인, 정치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막판 판세를 "예측불허의 대접전"으로 설명했다. ◆증시 상황 17일 타이베이 증시는 선거를 앞두고 정정 불안이 지속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단기금리 동결 발표의 호재에도 불구,약세를 면치 못했다. 가권(加權)지수는 전날보다 0.18%(11.74P) 내린 6,577.98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총통선거를 앞둔 정정불안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이같은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관측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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