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국이 혹시라도 베네수엘라를 침입하려고 한다면 대미(對美) 원유 수출을 중단함은 물론 `100년 전쟁'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일요일마다 하는 주례 방송 연설을 통해 미국이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아이티 대통령을 축출했다고 비난하고 "베네수엘라에서 이와 유사한 일을 시도하는 데 대해 생각조차" 말아야 한다고 미국에 경고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현재 베네수엘라가 "100년 전쟁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동맹세력을 이 대륙에 확보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향후 언제라도 베네수엘라를 침입하려고 시도한다면 "미국 시민들은 베네수엘라산 원유 획득을 잊어버릴 수 있다"고 말해 대미 원유수출 중단을 경고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자신에 대한 소환투표를 요구하는 청원 서명이 충분치 않다는 선거 당국의 발표 때문에 야권을 중심으로 한 반정부 시위 사태로 8명이 숨진 일과 관련해 정부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일단의 야권 지도자가 폭력이 있을 것이라고 결정할 때만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야권을 비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2002년 쿠데타를 비롯해 자신을 축출하려는 야권의 배후에 미국이 있고 야권 단체에 재정지원까지 하고 있다고 그 동안 반복적으로 미국을 비난해왔다. 한편 전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자 50만명이 차베스 소환투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가운데 베네수엘라 선거당국은 야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소환 청원서명서의 정보를 야권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야권은 차베스 대통령 소환투표 청원 서명자수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선거관리 당국의 발표와 관련해 미주기구(OAS) 관계자 등 국제 참관인단과 만나 선거 당국의 결정을 취소토록 도와줄 것을 촉구했다. 지난 2일 중앙선관위는 야권이 제출한 320만명의 청원 서명 가운데 단지 180만명분의 서명만 유효하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소환투표를 위한 서명은 최소한 240만명을 넘어야 한다. 선관위는 유무효 판단이 어려운 110만건의 서명은 서명 당사자가 투표소로 직접 나와 자신이 서명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고 나머지 14만건의 서명은 바로 무효 결정을 내렸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