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주변 150㎞ 구간에 '알리바바'가 자주 출몰하니 이 곳을 오갈 때는 가급적 낮시간을 이용하세요" 최근 바그다드 주변 도로에서 이른바 '히트 앤드 런' 강도가 횡행, 한국인 피해가 늘면서 이라크 출입의 주요통로인 요르단 주(駐) 한국대사관이 이라크를 오가는한국인들에게 출입신고를 당부하는 한편 강도피하기 요령을 적극 설파하고 있다. 요르단 현지 공관에 따르면 최근 몇달새 바그다드 주변 도로에서 강도를 당했다는 한국인 피해신고는 5건이 접수됐다. 이러한 강도 사건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이후 급격히 감소한 무장저항세력의 대(對) 외국인 테러와는 유형이 다른 이른바 '생계형' 범죄로 범죄대상이 무차별적이고 금품을 빼앗은 뒤 달아나는 게 특징이라는 것. 그러나 금품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을 경우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점에서 현지공관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바그다드 주변 도로의 경우 미군이 간헐적으로 순찰활동을 벌이지만 총기등으로 무장한 '생계형' 강도단이 사각 시간대를 이용, 강도행각을 벌인 뒤 사막으로 달아나기가 일쑤여서 범죄예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현지공관은 따라서 승용차 편으로 요르단 암만와 바그다드를 오갈 경우 가급적동틀 무렵 출발해 해가 지기전에 목적지에 도착토록 하고, 현금을 포함한 금품은 분산해 보관하는 한편 강도와 마주해서는 절대 얼굴을 쳐다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강도피해를 당한 후에는 반드시 공관에 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요르단을 거쳐 육로로 이라크를 오가는 한국인 대부분이 현지공관에 출입신고를 하지 않고 있어 주의사항 전달마저 어렵다는 것. 실제 한국인 최초의 피격사건 피해자였던 오무전기 직원들도 요르단을 거쳐 이라크로 입국했지만 현지공관에 출입사실을 알리지 않았었다. 이로 인해 피격사건 직후 정작 요르단과 이라크 현지공관은 현황파악에 애를 먹어야 했다. 최근 이라크 전후 복구 및 재건사업이 본격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라크에서의 사업목적차 요르단을 오가는 한국인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군과 미국 기업이 발주하는 공사의 하청을 따내거나 승용차.가전제품 등의 판촉을 위한 국내 대기업 직원 또는 사업구상을 위한 비즈니스맨들로현지공관에 이라크 출입 여부와 목적을 알리는 것을 꺼리고 있다. '영업비밀'이 새나갈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요르단의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이라크 출입사실을 파악하려는 것은 오로지 우리 국민들의 안전 때문"이라며 "현지공관에 이라크 출입을 신고하더라도 그 사실 자체는 물론 방문 목적에 대한 보안이 철저하게 지켜진다"면서 협조를 당부했다. (암만=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