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정경유착의 고리 속에 성장해 온 아시아의 족벌 경영체제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아시아판 최신호가 보도했다. 타임 아시아판은 "아시아에서 비즈니스는 가족 문제"라고 규정하고 "아시아에서는 공개기업의 대부분이 여전히 족벌에 의해 통제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에서는 수십년간 이사회 자리와 최고경영자 자리가 아버지로부터 아들이나 딸에게 세습됐다"고 지적했다. 타임 아시아판은 이와 함께 "(이러한 기업의) 이익은 주주에게 돌아가는 대신자매회사를 떠받치는데 사용됐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현상이 일본, 대만, 홍콩, 인도네시아, 한국 등 아시아 전반에 걸친 것이라고 지적한 타임 아시아판은 "한국의 경우 경제기적이 `재벌'이라고 불리는, 30여개의 야심만만한 기업집단에 의해 도모됐다"고 설명했다. 타임 아시아판은 기사에서 "한국의 재벌들은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통상적인 비즈니스라기보다 선도적 가족의 정치적 힘을 극대화하려는 고대 부족처럼 운영돼 왔다"는 모건 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의 설명을 게재했다. 타임 아시아판은 그러나 쌍용과 현대와 같은 막강한 재벌의 붕괴 및 계속되는반(反) 재벌 반발을 낳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이러한 양상이 바뀌었으며 이제 정치인들은 재벌개혁이라는 `성전'(聖戰)을 기치로 내걸고 선거에서 이긴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또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세계는 재벌이 연관된 뇌물수수, 주가조작, 불법 선거자금, 세금포탈, 사기에 대한 지속적인 특별 수사로 점철되고 있다고 비꼬았다. 타임 아시아판은 이어 회계 및 주식거래 부정으로 7개월간 수감됐던 최태원 SK회장과 기업개혁 운동가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에버랜드 사모 전환사채(CB)인수와 관련, 세정 당국에 세금 추징을 압박하는데 성공한 점을 이같은 사례로 소개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