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수도 키토 근교의 한 교도소에서 죄수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 협상단이 16일 죄수들과 협상을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키토 남서쪽 해안마을 구아야킬의 교도소에서 인질극이 시작된 것은 지난 15일로 워싱턴 그루에소라는 이름의 죄수가 동료 죄수들을 선동, 여성 28명, 어린이 120명을 포함해 면회객 470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들은 수용능력 600명으로 설계된 이 교도소에 1천400여명의 죄수가 1년 넘게재판도 받지 못한 채 수감돼 있는 데다 마실 물도 부족하다며 이의 개선을 요구하고있다. 에콰도르 국가교정보안국의 마르코 모랄레스 국장이 16일 죄수들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죄수들은 라울 바카 내무장관과의 면담을 고집, 협상이 결렬됐다. 모랄레스 국장은 그루에소의 주장과 달리 인질은 모두 321명이라면서 죄수들이무장하지 않았고 부상자도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교도소내 과밀현상으로 폭동 등 폭력사태가 잇따르자 지난 달15일 교정시스템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법원 판결없이 1년 넘게 수감돼 있는 1천462명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수도 키토의 엘잉카교도소에서는 350명의 여성 죄수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했으나 인질을 잡고 있지는 않다. (키토 AFP=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