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한 앨런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증언은 뉴욕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 투자자들에게는 더없는 낭보였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우려 가운데 하나였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 등 예기치 않는 상황변화나 경상수지 및 재정적자의 확대에대한 우려표명이 있기는 했지만 현재와 미래의 경제상황에 대한 그린스펀 의장의 평가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뉴욕 타임스가 "86년 그의 FRB 의장 취임이후 밝힌 전망가운데 가장 낙관적"이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그린스펀 의장은 미리 준비한 발언자료를 통해 "지속적인 경제팽창의 전망은 양호하다"고 단언했다. 미국 경제의 성장 국면 속에서도 여전히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고용시장에대해서도 그린스펀 의장은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산출이 지속적으로 팽창하면서 고용도 머지 않아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은 올해중 260만개의 일자리를 추가 창출하겠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다짐이 실현가능한지를 추궁한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생산성 증가가 통상적인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가능하겠지만 아직은 그렇다는 증거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스펀은 이처럼 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평가를 내렸으나 경제의확장 국면에 나타나기 쉬운 인플레이션이나 이에 대처하기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에는 무게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고 노동력이나 생산장비의 가동이 아직도 저조한 상황에서 FRB는 현재의 저금리 정책을 배제하는 데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구는 지난달 28일 FRB의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후 발표된 성명에도 담겼던 내용이지만 금융시장 투자자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지난달 FOMC 성명은 지난해 7월 이후 FOMC 정례회의 후 발표된 성명마다 포함됐던 "상당한 기간" 저금리 기조 유지 문구를 삭제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뉴욕증시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요동을 가져온 바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번 의회 증언을 통해 저금리 기조가 변경될 이유가 없다는점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을 안심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린스펀의장은 구체적으로 현재 5.6%인 실업률이 4% 근처로 떨어져야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에 즈음해 FRB가 제출한 보고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4.5-5.0%, 물가상승률은 1-1.25%, 실업률은 5.25-5.5%에 각각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7월 그린스펀 의장이 의회에 출석했을 때 내놓았던 것보다 한결 개선된 이런전망대로라면 올해중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팬 애고라 자산관리의 에드거 페터스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아마도 내년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H. 링스턴의 루이스 크랜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상장률 5% 이상에 매월 20만개 이상의 고용증가가 이뤄져야 FRB의 금리정책기조가 변경될 것이라면서 "올해초 나는 FRB가 8월부터 엄격한 금융정책으로 전환할것으로 봤으나 이제는 그 시기를 9월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지부진한 고용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올해중에는 금리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특히 미국의 재정적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연방정부의 지출이 자제되지 않을 경우 장기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경고했다. 그는 재정긴축과 보호무역주의에 의해 훼손되지 않는 유연한 시장의 결합은 경상수지 적자의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 경제에 자신감을 갖게 된 동시에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덜게 된 투자자들이 사자 주문을 늘리면서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지수가 2년반만에 최고치로 올라서는 등 강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는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4.03%로 전날의 4.11%에 비해 크게 하락(채권가격 상승)해 향후금리 안정세에 대한 전망을 반영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 가운데 "미국 달러화의 약세는 현재와 같은 경상수지 적자의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달러화는 유로 등 주요 통화에 비해 약세를 보였다.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값은 상승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