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좌파 도시게릴라 활동으로 복역 후 극우파로 변신한 독일의 유명 변호사가 이번엔 나치스의 유대인 집단학살(홀로코스트)이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극우 정당인 국가민주당(NPD)의 지도부에서 활동했던 호르스트 말러(68) 변호사는 6일 반유대주의 선동 혐의 관련 재판에서 "우리가 유대인 600만명을 조직적으로살해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말러 변호사는 또 "반유대주의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며 정신이 건강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말러 변호사는 다른 2명의 NPD 당원과 함께 지난 2000년 10월 NPD 인터넷 홈페이지에 외국인 불법체류와 노동을 엄벌에 처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문건을 실으면서 반유대주의를 선동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장은 이날 공판에서 말러가 이런 주장을 하자 또다른 범법행위로 추가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에선 홀로코스트 부인 발언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말러는 9.11테러 직후인 지난 2001년 9월 20일 제1공영 ARD TV와 한 대담에서 9.11 자살테러는 잔인하지만 정당한 일이라고 말해 검찰로부터 테러범죄를 부추긴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그의 말에서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대한 사람들의 신념을 파괴하려는 구체적 의도가 드러나지 않으며, 그는 이 대담에서 자신이 9.11테러에 기뻐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는 지난 70년대 극좌파 도시 게릴라인 적군파 활동으로 10년 간 옥살이를 했으며, 최근에는 신(新)나치 성향의 극우파 정당 국가민주당(NPD) 활동을 하는 등 굴곡 많은 삶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인물이다. 10년 복역 후 출옥한 그는 법 준수를 천명하면서 자신의 변호사를 맡았던 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토 쉴리 현 내무장관과 함께 지난 70년대 적군파 간부의 변호를 공동으로 맡기도 했다. 그는 독일 정부와 의회가 공동으로 NPD 불법화 헌법소원을 제출한 사건에서 NPD측 변호인을 맡아 지난해 헌재의 기각 판정을 이끌어 냄으로써 정부측 대변인인 쉴리 내무 장관에게 타격을 주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 3월 정부와 의회가 불법화하려는 정치적 운동에 가담할 생각이 없다면서 NPD를 탈퇴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