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치인들 시리아와 대화재개 촉구
모셰 카차브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재무장관을 비롯한 이스라엘 고위 정치인들이 8일 아리엘 샤론 총리에게 시리아와 평화회담을 재개하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軍) 수뇌부도 샤론 총리에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평화협상 제의를 무시하지 말도록 건의했다고 하아레츠 등 현지 신문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치인들과 군 수뇌부의 입장은 이스라엘이 리비아 등 아랍국가들과수교를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이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달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국경지역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양국이 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
시리아의 이같은 제의는 이스라엘 정치권을 찬반 양론으로 분열시켰다.
총리를 역임한 네타냐후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라디오 회견에서 이스라엘은 현재 시리아에 대해 전략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시리아가 최근 제시한 대화요청을 받아들이는게 국익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리아는 숨쉴 공기가 필요한 것 처럼 우리와 평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우리보다 그들이 더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우리가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장관은 이스라엘이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기 때문에 지금 시리아와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실반 샬롬 외무장관도 시리아의 대화제의를 진지하게 검토해 그 진의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며 동조했다.
카차브 대통령도 이스라엘 라디오와 가진 회견에서 시라아의 대화제의가 진지한것인지 의심스럽다면서 그러나 동기가 의심스럽다고 시리아와의 접촉을 포기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일간 하아레츠는 모셰 야알론 군참모총장과 아하론 지비 정보사령관등 고위 장성들이 샤론 총리와 샤울 모파즈 국방장관에게 시리아와 평화회담을 재개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샤론 총리와 모파즈 장관은 시리아의 대화제의에 아직 미온적인 태도를고수하고 있다.
샤론 총리는 시리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경우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등 `2개전선(戰線)'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며 현재로선 그럴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샤론총리는 또 시리아와 대화를 재개할 경우, 평화협상이 결렬된 2000년 당시의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파즈 장관도 시리아와 평화회담을 재개하는 것은 시리아가 지원하는 헤즈볼라게릴라들에 면죄부를 씌우는 결과가 된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대해 시리아와 대화에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등 외부의 압력도 만만치 않다.
테르제 로이드 라르센유엔 중동특사는 범아랍 신문 알-하야트 회견엣 "이스라엘이 당장 대화 테이블로 돌아가는게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샤론 총리의 리쿠드당 소속 아랍계 의원이 아사드 대통령의 초청으로 양국간 대화재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다마스쿠스를 방문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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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함께 이스라엘 정부 관리 한명이 평화회담 재개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에서 시리아 관리와 회동했다고 현지 신문들이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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