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1:51
수정2006.04.01 21:52
국제무대에서 `무서운 남자'로 통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정작 자신의 집 안에서 일어난 `작은 테러'에는 패배를 인정하고 뒤로 물러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전기 작가인 앤 게어하트(여)에 따르면 한 때 `망나니'란 소리를 듣기도 했던부시 대통령이지만 쌍둥이 딸 제나(22)와 바버라가 `난폭한 행동'을 무기로 벌이는동시다발적인 테러에는 속수무책이라는 것. 통제불능의 두 딸은 부시 대통령의 일생에 있어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던 대통령 취임식에서 조차 심통을 내며 몸을 비틀어 할머니 버버라 여사가 두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손녀들의 등을 찌르고 있어야 했다는 것이 게어하트의 증언이다.
`완벽한 아내:로라 부시의 삶과 선택'이란 제목의 전기를 낸 게어하트는 로라여사가 딸들이 평범한 삶을 이끌 수 있도록 어떠한 제한도 가하지 않는 자유방임식양육방침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두 딸은 미국 최고의 신분을 갖고 있지만 의무는 전혀 없다.
부유하고 화목한가정에서 좋은 머리에 미모를 갖고 태어나 부러울 것이 없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아버지가 대통령이 돼 희생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두 딸 가운데 `아버지를 닮아' 행동이 거친 것으로 알려진 쪽은 금발의 제나이지만 실제로는 공부 잘하는 검은 머리의 바버라가 훨씬 더 과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22살로 성인이 된 제나와 바버라가 그동안 벌인 비행의 목록은 다양하다.
성년이 되기 전부터 음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고 경호원의 신분을 도용, 성인 전용 레슬링 경기를 보러 가는가 하면 경찰에 체포된 친구를 빼내오기도 했다.
전형적인 비행 소녀의 모습이다.
이들이 드나들던 텍사스 오스틴의 술집은 `버터플라이 유두주', `비명을 지르는오르가즘주' 등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담은 이름의 칵테일을 파는 술집이었다.
아랫배가 훤히 드러나는 자유분방한 복장을 즐겨 입는 제나는 어머니 로라 여사의 옷차림이 너무나 뻣뻣해 "허리케인이 몰아쳐도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놀리는가 하면 바버라는 고등학교 행사에 찾아온 부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앉기를 거부해속을 썩이기도 했다.
하지만 로라 여사는 두 딸의 반항적인 행동을 전적으로 이해하며 감싸고 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불혹의 나이인 40세가 되서야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던 지나친 기대에서 오는 중압감에서 딸들은 완전히 자유로와야 한다는 것이 로라 여사의소신이라는 것이다.
더 타임스는 로라 여사 자서전 발간을 계기로 자유분방한 두 딸에 대한 특집기사를 게재하면서 그동안 언론에 포착된 다른 주요 정치인 자녀들의 생활도 함께 소개했다.
◇폴 딘 =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아들 폴(17)은 지난 6월 친구 4명과 함께 벌링컨 컨트리 클럽을 털다 체포됐다.
이들은 550달러 어치의 술을 훔쳐 달아나다 붙잡혔다.
딘은 아들에 대한 질문이나올 때 마다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 문제에는 개입하지 않겠다.
아들은 아들이고 나는 나다"는 것이 딘 후보의 대답이다.
◇앨 고어 3세 =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아들 앨 고어 3세는 지난달 마리화나 소지혐의로 기소됐다.
전조등을 켜지 않고 캐딜락을 몰고 가다 불심검문에 걸린 것이다.
이미 음주운전과 과속으로 적발된 경력이 있다.
◇에이미 카터 =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딸인 에이미는 1986년 메사츠세츠주립대학 재학시절 교내에서 CIA 직원 채용 설명회가 열리는 데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해문제를 일으켰다.
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연행되기도 있다.
사립고등학교에서 올 A를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 했던 에이미는 결혼이후 전혀 언론의 조명을 받지 않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앨리스 루스벨트 =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딸 앨리스는 1901년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돼 백악관으로 옮겨간다는 말을 듣고 환성을 지르며 잔디밭에서춤을 추며 기뻐했다.
하지만 백악관 입성 후 아버지가 금연을 명령하자 백악관 지붕위로 올라가 반항하기도 했다.
◇패티 데이비스 =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딸 패티 데이비스는 1992년 자서전에서 부모를 `기능장애자'라고 모욕하기까지 했다.
마약에 손대고 플레이보이지의모델이 돼 부모를 곤혹스럽게 했다.
◇첼시 클린턴 = 빌 클린턴 대통령의 외동딸 첼시는 아버지에게는 언제나 모범적인 딸이었다.
1992년 대통령선거에서 아버지가 성추문으로 위기에 몰렸을 때에도"아버지가 내 부모인 것이 기쁘다"고 말할 정도였다.
첼시는 영국 유학을 무사히 마치고 뉴욕의 컨설팅회사 맥킨지에서 일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