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영국의 왕위를 차지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는 무자격자이며 혈통을 제대로 따진다면 호주의 외딴 시골에서 기중기 운전사로 일하고 있는마이클 애브니-헤이스팅스라는 62세의 남자가 왕이 됐어야 한다고 영국의 한 역사가가 주장했다. BBC 뉴스 인터넷판의 보도에 따르면 역사학자 마이클 존스 박사는 최근 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의 직계 조상인 에드워드 4세는 사생아였으므로 그의 왕위 계승은 잘못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존스 박사에 따르면 1461년부터 1483년까지 재위한 에드워드 4세가 잉태된 시기는 아버지인 요크 공작 리처드가 파리 부근 퐁투아즈 전선에서 프랑스군과 싸우고있었을 때이며 어머니인 시슬리 네빌 공작부인은 당시 160㎞나 떨어진 루앙의 궁정에서 애인으로 알려진 그 지방의 궁수와 노상 함께 지내고 있었다는 것. 이 때문에 영국 왕위는 사생아인 에드워드 4세가 아니라 플랜태지닛 가계로 넘어갔어야 하며 그 혈통을 이어받은 사람이 바로 14대 스코틀랜드 루던 백작인 애브니-헤이스팅스라고 존스 박사는 주장했다. 어렸을 때 영국에서 이주,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남서쪽으로 640㎞ 떨어진 제릴더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포클레인 운전을 하며 살고 있는 애브니-헤이스팅스는 이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긴 했지만 자신은 공화주의자라며 왕위를 요구할 뜻이 없다고밝혔다. 홀아비인 그는 이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달라진 것이라곤 크리스마스 만찬 때가족과 친구들이 `신이여, 왕을 보호하소서'란 노래로 자신을 맞이하는 것밖에 없다며 "나는 영국을 사랑하지만 골수 공화주의자이고 지난번 국민투표 때도 공화제에투표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의 버킹엄궁은 이 문제에 대해 논평을 거부하고 문제의 다큐멘터리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졌든 그것은 "프로그램 제작진의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