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쿨리인가 돌격부대인가.' 지난달 8일자 비즈니스위크는 'The Rise of India'라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인도 IT(정보기술) 엔지니어에 대한 두가지 시각을 소개했다. 하나는 그들을 '주식회사 아메리카'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인부ㆍ하인(bearer)'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돈벌이가 좋은 일자리를 빼앗으려고 맹공격을 퍼붓는 '돌격부대(shock troops)'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기엔 인도 IT인력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그들이 위협적인 존재로 커가는데 대한 우려가 함께 담겨 있다. 첫번째 시각은 인도 IT인력을 '테크노 쿨리(techno-coolie)'라고 부르는 것과 관계가 깊다. 테크노 쿨리는 인도나 중국의 하급노무자를 일컫는 쿨리에 테크노를 붙여 'IT산업의 하급노무자'쯤으로 낮춰 부르는 말. 산업혁명 시절 증기동력과 직조기를 개발한 영국이 인도의 쿨리들이 생산한 값싼 면화를 이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챙겼던 것처럼 디지털 혁명으로 IT산업이 주목받게 되자 미국 영국 등의 기업들이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의 테크노 쿨리를 활용, 또다시 이윤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IT산업에서 증기동력과 직조기를 대신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의 기획능력'. 마치 패션산업에서 디자인 분야에 고부가가치가 돌아가고 정작 옷을 만드는 쪽엔 적은 몫이 주어지는 것과 같다. 미국 영국 등의 기업이 기획해서 일을 맡기면 컴퓨터 지식에 밝은 테크노 쿨리들이 달라붙어 소프트웨어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외국기업들처럼 테크노 쿨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갈로르의 LG소프트인디아 최항준 부장은 "한국은 인도와 경쟁할 수 없다. 인건비에서 도저히 경쟁이 안 된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기획 및 설계작업을 우리가 하고 나머지 실무작업은 인도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장은 "인도의 IT인력은 지난 53년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을 도와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등정한 셰르파(산악인들의 짐을 운반해주는 짐꾼) 텐징 노르가이에 비유할 만하다. 모든 영광은 힐러리 경에게 돌아갔지 누가 텐징을 기억하느냐"며 우리 기업들도 힐러리 경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인도 IT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