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그루지야 `벨벳 혁명(무혈 시민혁명)'을 주도한 미하일 사카쉬빌리(36) 국민행동당 당수가 4일(이하 현지시간)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사카쉬빌리 당수는 이날 오후 8시 투표 마감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그루지야와지지자 모두에게 감사한다"면서 "이는 나만의 승리가 아니라 그루지야 국민의 승리"라고 당선을 기정 사실화했다. 그는 "우리는 오늘 그루지야를 보다 부강하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라는 명령을국민들로 부터 부여받았다"면서 "앞으로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카쉬빌리 당수는 그러면서도 "이같은 목표는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면서 "우리는 차분히 목표를 향해 전진할 것"이라고 국민들이 인내심을 갖고 국가재건과정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부패 척결 ▲경제 재건 ▲분리 운동 자치공화국 재통합 ▲미국 및서방과 관계 증진 ▲옛 종주국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등을 국정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대선의 잠정 개표 결과는 5일에나 발표될 전망이지만, 이날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 조사 결과 사카쉬빌리 후보는 85.8%의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무명인 다른 4명의 경쟁자들은 모두 두 자릿수 득표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되고있으며, 이번 대선에 함께 출마했던 또다른 1명은 선거 하루 전인 지난 3일 중도 사퇴했다. 그루지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앞서 전체 투표율이 50%를 넘어 선거가 유효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선의 전체 투표율은 88%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해 11월 23일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前) 대통령 축출에 앞장섰던 사카쉬빌리 당수는 이날 대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가 지도자로 부상했으나앞으로 산적한 난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붕괴 직전의 경제와 정부 조직을 재건하고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를 일소하며,압하스와 남(南) 오세티야 등 분리 독립을 추진하는 자치 공화국들을 다시 연방 아래 묶어둬야 하는 짐을 지게 됐다. 여기에 향후 그루지야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 및 확대하려는 러시아와 미국 등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올바로 정립하는 것도 그가 풀어나가야 할 중요 과제로 지적된다. 제4대 그루지야 대통령을 뽑기 위한 이날 대선은 오전 8시 부터 오후 8시 까지그루지야 전역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사카쉬빌리가 주도한 시민 혁명으로 중도 퇴진한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이날 투표 직후 사카쉬빌리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도 "말 보다는 실천에힘쓰라"는 충고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