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린이들이 감기.기침약을 환각제로 오용하는 사태가 심각한 가운데 이로 인해 적어도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미 CBS 방송과 USA투데이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로비투신`과 '코리시딘`같은 감기.기침약은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경찰과 의료진은 12세 정도의 어린이들이 이들 약품을 환각제로 이용하는 일이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일부 청소년층이 환각효과를 보기 위해 진통.진해제인 코데인과 알코올 성분이 든 감기약을 사용하는 일이 있었으나 현재 감기약중 알코올 성분을 함유하고있는 것은 없으며 코데인이 든 약은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시중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120여종의 감기약에 포함된 기침억제성분인 덱스트로메트로판(DXM)은 대표적인 불법 약물로 정해진 PCP처럼 운동신경마비 및 환각 효과를 낼 수 있다. 시카고 서부의 세인트 알렉시우스 병원의 응급 소아과 의사인 찰스 노즈카 박사는 "DXM은 입수하기 쉽고, 이를 이용한 환각효과법에 대한 정보들이 인터넷에 흘러다닌다"면서 DXM 과다 복용 환자가 일주일에 최대 4명이나 찾아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약에 대한 소문이 중학교와 고등학교들로 확산되면서 어린이집단들 사이에서 DXM 남용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플로리다 콜리어 카운티의 조지프 스콧 보안관은 "우리가 지금까지 만났던 부모들은 이같은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 큰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기침.감기약 남용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자 제약사들은 기침.감기약오남용 우려에는 공감하지만 자사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을 규제하려는 노력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비투신 제조사인 `위에스 컨슈머 헬스케어`사는 "의약품으로서 로비투신의 효과는 확실하다"고 밝히고 소비자의 접근을 제한하는 대신 어린이들이 주머니에 넣고다니며 환각제로 쓸 수 없도록 포장만 더 크게 만들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셰링 플라우의 대변인도 "우리 제품은 지시대로 복용할 경우 안전하고 효능이있다"면서 자사의 기침.감기약에서 DXM성분을 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