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순위에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독무대였던 `miserable failure(참담한 실패)'에 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과 반전평화주의자인 유명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가 가세, 검색순위 경쟁이 '3파전'으로 확대됐다. 카터 전 대통령과 무어 감독은 지난해 노벨평화상 시상식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밝히며 부시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던 유명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한 '반격 구글폭격'이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0일 오전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www.google.com)의 검색창에 `miserable failure'라고 입력하면 검색순위 1~3위에 백악관 웹사이트의 부시 대통령,카터 전 대통령 약력 페이지와 함께 마이클 무어 감독 개인 홈페이지(www.michaelmoore.com)가 나왔다. 이 세 홈페이지의 순위는 구글 웹페이지 목록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시시각각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부시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反)부시 네티즌들 사이에 구글순위 올리기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 줬으나 아직까지는 부시 대통령이 '우세'한 편이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수락연설을 통해 "강대국들이 예방전쟁의 원칙을 도입한다면 이는 `파멸의 결과(catastrophic consequences)'를 초래할 수 있다"며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 방침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무어 감독은 지난 3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보울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Columbine)'으로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 받으면서 수상소감으로 "부시씨, 부끄러운줄 아시오!(Mr. Bush, shame on you!)"라고 발언해 화제가 됐던 할리우드의 대표적반전평화주의자다. 최근 1개월여동안 구글 검색창에 `miserable failure'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백악관 웹사이트의 부시 대통령 약력 홈페이지가 부동의 검색순위 1위로 떴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수많은 네티즌들이 단결해 구글 검색순위를 바꿔 놓는 '구글 폭격(google bombing)'의 표적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많은 네티즌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weapons of mass destruction(대량살상무기)'이란 단어와 풍자 사이트(http://www.coxar.pwp.blueyon der.co.uk/)를 연결한 링크를 만들어 둘 경우 구글 검색엔진은 이 페이지를 해당단어 검색순위 1위에 올려 놓게 된다. 구글폭격은 특정단어가 포함돼 있는가 여부뿐 아니라 특정단어와 웹사이트 사이의 링크 빈도까지 측정해 검색순위를 종합적으로 결정하는 구글의 특성을 이용한 것으로 최근 전세계 네티즌들 사이에 정치적 의견표시의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구글폭격 초기에는 표적 사이트의 순위가 등락을 거듭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이유는 구글의 정보수집용 자동프로그램이 서로 링크된 페이지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