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이 27일(현지시간) 남부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에서 미군이 아닌 이라크 파병 외국군대를 겨냥한 최대의 공격을 감행, 연합군 6명 등 18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특히 이번 테러는 한국군 3천명 추가 파병 결정과 일본 자위대 선발대의 이라크 입국에 때맞춰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 이라크 저항세력이 미국의 동맹국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공격이 "미국의 동맹국에 보내는 치명적인 메시지"라고 단정, 저항세력의 의도가 이라크 내 연합군 모두를 겨냥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 공격이 한국의 파병 결정과 직접 관련이 있다거나 특별히 한국을 겨냥한 경고라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없다. 그러나 이미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우리 입장에서 이번 사건의 의미를 분석해 볼 때, 저항세력이 보내는 경고의 대상에 한국도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에 근거해 합당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이번 뿐 아니라 이미 여러차례 미국을 도와 파병한 연합군들에 대해 자살폭탄 공격 등을 가한 바 있다. 지난달에만 폴란드와 이탈리아, 스페인군이 차례로 공격의 표적이 됐으며 일본인 외교관 2명이 피살되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에 카르발라 폭탄테러가 일어남으로써 희생자를 낸 연합국의 대열에 태국과 불가리아가 가세하게 된 형국이다. 저항세력의 연합군에 대한 공격은 파병국가들에서의 파병 반대여론을 불러일으키는 등 상징적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들은 앞으로도 연합군에 대한 타격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카르발라 공격에는 알 카에다 등 외부 테러분자들의 가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한국이 치안이 비교적 양호한 키르쿠크를 파병지로 선정했다 해도 이란과 시리아 국경 등을 넘어 들어오는 외부 테러분자들의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다시한번 상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알 카에다는 일본이 파병할 경우 도쿄 중심부를 공격할 것이라고 이미 경고했다. 한국에 대한 명시적인 경고가 없다고 해서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한국 만은 유독 테러공격의 대상에서 예외일 것으로 보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강력한 공격 메시지가 우리에게 또다시 접수된 것으로 간주하고, 치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길만이 파병 한국군의 희생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