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가 8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이 대만 독립을 추진하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북풍(北風)'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24일 천 총통이 최근 유세장에서 중국의 미사일 정보를 공개한 이후 간첩망에 대한 일제 수사에 들어가 대만 상인 24명과 본토인 19명 등 43명의 간첩들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만 언론은 중국이 대만 간첩단 일망타진 사건을 공식 발표한 것은국가정보를 유출한 천 총통에게 정치적 타격을 가해 내년 총통선거에 영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도 25일 중국의 대만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을 통해 전국 각지의 대만상회협회(臺商會) 회장들을베이징(北京)으로 긴급 소집했다. 후 주석은 이날 오전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대만상회협회 주요 회장단과 좌담회를 하며 오후에는 인민대회당에서 100여명의 전체 대표들과 만나 모종의중대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이번 좌담회는 오래 전부터 준비한 것이라고 말해대만 간첩단사건 문제로 소집된 것이라는 설을 부인했으나 자연스럽게 대만 간첩단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동삼신문(東森新聞)은 24일 중국이 대만 간첩단사건을 공개한 민감한 시기에 극비리에 회의를 소집한 것은 대만 총통선거에 대한 입장과 천 총통에 대한 불만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상회협회 회장들은 "이번 좌담회는 극비리에 소집된 것이며 회의 주제와 내용도 모르겠고 25일 하루 동안 휴대전화를 모두 꺼놓으라는 연락까지 받았다"면서 "회의 분위기가 아주 심상찮다"고 말했다. 양안관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국빈들을 영접하는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대만독립에 부정적인 인사들을 불러 모은 것은 내년 대만 총통선거와 관련해 지지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중국은 과거 대만 총통선거 당시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며 무력 위협을 하는 전술을 구사해왔으나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하자 고차원적인 전술로 중국 통일정책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