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가 22일 자국의 핵무기 기술을 북한과 이란 등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과학자 2명 이상을 조사중인 사실을 시인했다. 셰이크 라시드 아흐메드 파키스탄 공보장관은 이날 "일부 과학자들이 개인적으로 핵 기술을 해외로 밀반출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지 소식통들은 이달들어 파키스탄 최고의 핵 연구소인 `A.Q.칸' 소속 과학자 2명 이상이 핵 기술 밀반출 혐의로 체포됐으며, 체포된 사람 중에는 모하마드 파루크 전 A.Q.칸 연구소장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또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데르 칸의 조수인 파루크는 지금까지 구금된 채 조사를 받고 있지만 다른 1명은 석방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A.Q.칸 연구소 소속 과학자들이 핵 기술을 북한 및 이란으로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뉴욕타임스의 이날 보도를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마수드 칸 외교부 대변인은 "파키스탄 정부는 지금까지 민감한 핵기술을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것을 한번도 승인한 적이 없다"면서 피의자들이 개인적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미국 및 유럽 정보기관과 국제 핵사찰요원들이 장기간 조사한 결과 핵무기 개발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 기술이 파키스탄으로부터 북한, 이란 등다른 나라로 이전됐다는 증거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이슬라마바드 A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