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은 미국 시민을 `적군(enemy combatant)'으로 감금할 권한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테러와의 전쟁에 임하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타격을 안겼다. 제2 순회 항소법원은 18일 2대1의 판결을 통해 방사능을 퍼뜨리는 재래식 폭탄인 이른바 `더러운 폭탄'을 이용해 테러를 벌이려 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중인 호세파딜라가 미국 시민인 자신이 군사시설에 수용돼 있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를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이상 부시 대통령은 그를 적군으로 간주할수 없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에 대해 30일 이내에 그를 군 수감시설에서풀어줄 것을 지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정부는 민간인에 대한 형사소추를 담당하는 기관에 그를 이첩할 수는 있으며 적법한 요건을 갖출 경우 파딜라를 대배심 절차상의 핵심증인으로억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이번 결정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중 붙잡혀 억류돼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시카고 갱단 출신인 파딜라는 알 카에다 요원인 아부 주바이다에게 `더러운 폭탄' 테러를 제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02년 5월 파키스탄을 방문한 뒤 귀국하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붙잡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군사시설에 억류돼 왔다. CNN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부시 대통령 정부의 테러정책은 타격을 입게 됐다면서 정부측이 항소할 것으로 보여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