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인터넷 채팅에 몰두하는 마리아(18)와 예카테리나(17) 등 두 딸에 대한 불만을 공개표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2개 TV 채널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방송되는 가운데 진행된 연례`국민과 대화'에 나선 푸틴 대통령은 `딸들이 인터넷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냐'는한 시민의 질문에 "불행히도 그렇다"고 한숨을 지으며 두 딸에 대한 비난의 포문을열었다. 그는 "인터넷은 좋은 교육 정보와 자기 개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몇시간 동안 채팅만 한다면 문제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아내(류드밀라 여사)가 컴퓨터에 패스워드를 설치해 딸들의컴퓨터 이용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모든 것은 적당히 해야 한다"고 중용의 미덕을강조했다. `두 딸을 그동안 엄격하게 키웠느냐'는 질문에는 "불행히도 못그랬던 것 같다. 그들은 독립적으로 컸다"고 웃으면서 대답해 자식에게 약할 수 밖에 없는 부모로서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줬다. 국가 최고 정보 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출신으로, 과묵하기로 소문난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두 딸에 대해 거의 언급을 피해 왔다. 그는 앞서 자신에 대한 전기를집필하는 작가에게도 딸들에 대한 언급을 빼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