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업계 지도자들은 17일 미국의 쿠바에 대한 교역금지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아바나에서 열린 쿠바와의 회담에서 8천500만달러의 미국산 농산품수출에 합의한 뒤 이 같이 요구했다. 아이오와주(州)의 패티 저지 농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금수조치를 끝내는 것이올바른 일"이라면서 "미국인이 쿠바로 휴가여행을 와서 아이오와에서 만든 소스를곁들인 스테이크를 먹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농업계 대표 및 슈퍼마켓 등 관련 산업 대표, 항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은 지난 15일부터 쿠바측과 미국산 농산품 수출 문제를 협의했다. 이번 미국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의 대(對) 쿠바 교역금지 조치 이후 미국산 상품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1년 총 30만달러 상당의 미국산 닭고기가 쿠바에 수출된 지 2년만에 이뤄졌다. 미국산 상품의 첫 쿠바수출 이후 지난 2년동안 쿠바는 총 5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상품을 현금으로 수입해 왔다. 한편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6일 밤 미국 대표단을 혁명궁전으로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며 통상문제 등 상호관심사를 논의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만찬에서 미국과의 교역 확대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에 앞서 이번 대표단에 포함된 미국 관리들과의 면담에서 1억3천만달러 상당의 미국 농산품 구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쿠바에 공산체제가 들어선 뒤 지난 30여년간 경제봉쇄 조치를 취해오다가 지난 2000년 의회의 결의로 일부 봉쇄조치를 완화했다. (아바나 A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