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66)이 8개월간의 도피 끝에생포되자 행방이 묘연한 알-카에다의 수장 오마사 빈 라덴 체포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 당국은 14일 후세인의체포는 아프간 반체제 세력의 기세를 꺾고 빈 라덴 등 다른 거물급 도망자들을 붙잡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아프간 외무부 대변인은 "이것은 오랫동안 후세인 독재 치하에서 고통받아 온이라크 국민들에게 기쁜 소식이자 곧 심판대에 서게 될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마르, 아프간 군부 지도자 굴부딘 헤크마티아르 등 수배자들에 대한 경고"라고논평했다. 빈 라덴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사이의 험준한 산악 지대에 숨어 이슬람 강경 노선에 동조하는 보수적인 부족원들의 지원으로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아프간 전쟁 이후 2년 가까이 미군의 추적망을 따돌리며 잡히지 않고 있다. 알리 아흐마드 잘랄리 아프간 내무장관은 빈 라덴이 아직 체포되지 않는 이유에대해 "그 곳은 완전히 별개의 지역이며 상황 및 사회구조도 다르다"면서 "부족 지역에서는 통제가 매우 약하다"고 설명했다. 잘랄리 장관은 그러나 결국은 빈 라덴 등이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영원히 떠돌아 다닐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과 국제평화유지군(ISAF) 관계자들도 수염이 더부룩한 채 피곤한 모습으로 체포된 후세인의 모습을 TV에서 접한 아프간 무장 대원들은 공격 계획을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라이언 힐퍼티 미군 대변인은 "후세인의 체포로 이곳 사람들이 우리에게 주고있는 저항세력과 싸우는 데 필요한 정보의 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SAF를이끌고 있는 독일군 관계자도 "어떤 저항세력을 막론하고 이제 두 번 생각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한 군사 전문가는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저항 사이에는 심리적인 상호 효과가 있어 이라크에서의 후퇴는 아프간에 파장을 미친다"면서 "빈 라덴과 그의 조직은 수세적이 될 것이며 사기도 저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프간의 상당수 시민들은 미국에 맞서 싸우던 후세인의 체포를 아쉬워하는 등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카불 대학에 다니는 한 20대 학생은 "오늘은 암울한 날"이라면서 "후세인은 이슬람 세계의 위대한 전사이자 이슬람의 후원자"라고 말했으며 한 경찰관도 "후세인은 이라크인으로 그의 나라에서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불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