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이틀 앞둔 러시아의 서남부 스타브로폴주(州) 에센투키 마을 근처에서 5일 또다시 열차 폭발 사건이 발생, 최소 37명이 숨지고 177명이 부상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사상자의 대부분은 미네랄리늬예 보듸 근처 퍄티고르스크 대학 학생들이어서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들 지역 학생들은 대부분 열차 편으로 통학을 하고 있어 이들의 희생이 컸다. 폭발은 이날 오전 8시께(현지 시간) 스타브로폴주 도시 키슬로보드스크와 미네랄리늬예 보듸 사이를 오가는 통근 열차가 에센투키 마을 역으로 진입하던 중 발생했다. 국가 최고 정보 기관인 연방보안국(FSB)과 내무부는 이날 폭발이 자살 폭탄테러에 의해 발생했으며, 폭발은 열차를 반토막 낼 정도로 강력했다고 말했다.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FSB 국장은 여성 3명과 남자 1명이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열차 2번 객차에 탔던 용의자들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폭발물을 터트린것으로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루댜크 검찰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조사에 나선 FSB와 내무부, 검찰 등 합동 조사반원들은 현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범의 것으로 보이는 시신 일부와 TNT 10㎏ 상당의 플라스틱 폭탄을 담았던가방을 수거했다. 비상대책부는 구조팀을 사건 현장에 급파, 부상자 구조 및 시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의약품을 실은 헬기를 모스크바에서 현지로 파견할 계획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사건 직후 알렉산드르 체로노고로프 스타브로폴주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신속한 구조 조치와 함께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관리들이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7일 국가두마(하원) 의원 선출을 위한 총선을 앞두고 정국 불안을 노린 테러 행위"라며 "그러나 테러범들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그는 또 "세계 도처에서 창궐하고 있는 테러가 계속 해서 러시아에 위협을 주고있다"고 지적하며 관계 당국의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러시아 당국은 체첸에서 체첸 반군 단체가 일련의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체첸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 유리 루쉬코프 모스크바 시장도 총선을 앞두고 발생할지 모를 테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관계 기관과 주민들에 당부했다. 당국은 이번 폭발 사건이 최근 10여년 동안 러시아에서 분리 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체첸 무장 저항 세력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그러나 체첸 반군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kavkaz.org)는 이번 테러 개입을부인했다. 체첸 공화국과 인접한 모스크바 남부 1천400㎞ 스타브로폴주 미네랄리늬예 보듸지역에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크고 작은 폭탄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3일에도 역시 키슬로보드스크-미네랄리늬예 보듸 구간 철도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승객 등 5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다쳤었다. 당시 폭탄 테러는 철로 위에 미리 설치돼 있던 폭발물 2발이 터지며 발생한 것으로 발표됐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