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자에 대한 통계가 결함을 안고 있기 때문에 부국과 빈국간 정보기술(IT) 격차를 산출하기는 어려우며, 이 격차가 당초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고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4일 밝혔다. ITU 연례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마이클 민지스는 자국내 인터넷 사용자 수를 제대로 산출하지 않은 국가들로 인해 세계의 디지털 격차를 좁히는데 잘못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지스는 오는 10~12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정보사회에 관한 세계 정상회담과 관련, "모든 사람들이 디지털 격차에 대해, 그리고 이 격차가 얼마나 큰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디지털 격차가 우리 생각처럼 큰 것일까라는물음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특별 기금 설치를 촉구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의 인터넷인구 확대를 위한 재정 지원 방안이 중점 논의될 예정이다. 일부 선진국들은 이 기금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민지스는 정상회의 참석자들이 기금 설치에 합의하더라도 정확한 자료를 얻는방안에 관심을 쏟지 않는다면 기금의 효율성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ITU 연례보고서인 `통신개발보고서'의 공저자인 바네사 그레이는 "대부분 개발도상국가들내 인터넷 사용자 수에 대한 통계는 통상 정부의 추정치나 모호한 평가에근거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 디지털 차별이 더 이상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너무 적다는 게 주된 문제라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ITU는 지난달 스칸디나비아가 인터넷 접근자 수에서 세계 수위를 차지했으며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뒤를 쫓고 있고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바닥권에머물고 있다는 내용의 이 보고서 일부를 발표했다. ITU 통계에 따르면 가장 부유한 나라에 살고 있는 인구 16%가 전세계 인터넷 사용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민지스는 그러나 관련 조사를 실시한 일부 개발도상국 당국자들 조차도 생각보다 많은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자메이카에서는 당국이 생각한 것보다 거의 5배나 많은 인구 23%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으며 페루의 경우, 수도 리마에만 그동안 이나라 전체 인터넷 사용자 수로 추정됐던 것보다 두배나 많은 사용자가 있는 것으로조사되기도 했다. 일부 국가들은 또 전화 가입자 수를 근거로 인터넷 사용자를 계산해왔지만 멕시코의 전화가입자는 전 인구의 2%에 불과하지만 인터넷 사용인구는 약 70%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선진국에서 집계된 통계 역시 의문 투성이로 스페인의 경우 많게는 50%에서 적게는 20% 미만까지 조사기관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유럽 전역도 국가 통계기관이 발표한 인터넷 사용자 수는 다른 조사기관이 발표한 수치보다 평균 13%가 낮은 형편이다. 부국들을 비교하는 것 역시 난제다. 이는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16세 이상 사용자만 계산하는데 비해 독일은 10세, 미국은 3세부터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ITU는 정보수집 작업을 표준화하기 위해 23개 조사항목을 추가한 새로운 조사방법을 제안했으며 이에 따라 통계관련자들은 전화선은 물론 학교나 직장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까지 관련 통계에 포함시켜야 한다. (제네바 AP.AFP=연합뉴스)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