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이 중앙지휘체제를 구축하고 종전의 `치고빠지기식' 게릴라 전술에서 탈피해 본격적인 전투에 돌입하고 있다고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자들이 1일 경고했다. 한국인 첫 희생지역 인근인 사마라에서 지난달 30일 벌어진 수백만 디나르의 새화폐를 수송하던 미군 수송대에 대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은 이 같은 달라진 전술 양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지적됐다. 미군에 따르면 이라크 저항세력은 수십 대의 차량으로 각각 다른 두 곳을 지나던 미군 현금수송 대열을 좁은 골목길에서 가로막은 뒤 미리 매복했던 사원, 어린이집 등 각종 건물과 엄폐물 뒤에서 AK-47 소총과 로켓발사기(RPG), 수류탄 등 가용한화력을 총동원해 미군 대열에 공격을 감행했다. 후세인 저항세력인 페다인 민병대가 이처럼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서면서 미국과저항세력간 전투는 어느 때보다 치열했으며, 이날 전투는 무려 3시간이나 넘게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앤디 디포나이 대위는 "저항세력의 공격 규모에 놀랐다"면서 이번 공격이 단순한 공격이 아닌 잘 짜여진 계획에 따라 이뤄졌음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마틴 뎀시 미군 제1사단장은 구체적인 증거는 없지만 바그다드의 경우 저항세력들이 중앙지휘체제를 갖추고 8∼12개의 반군 조직에 자금을 지원하면서언제 공격할지 등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미군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사격과 전과 과대포장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사마라 현지 주민과 병원측 소식통은 미군이 54명의 저항세력을 살상했다고 주장한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한 뒤 기껏해야 8∼9명이 숨졌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미군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은 뒤 무차별 공격(blind attack)을 가했으며 이로 인해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도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군측은 54명 사살 전과는 전투에 참여했던 병사들의 추정보고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한 뒤 무고한 시민을 상대로 총격을 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무고한 시민을 해쳤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미국과 영국은 저항세력의 거세어지는 공격에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미국, 영국, 스페인, 일본 등 연합국은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연합국은 번영된 민주 이라크 건설을 위해 매우,매우 강력한 관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대부분의 이라크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이라크 주권 이양계획에 대한 이라크 시아파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과도통치위가 도달한 합의는 유효하다"면서 내년 6월까지 이라크 주권을이양하겠다는 기존 계획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은 이날 코피 아난 사무총장 주재로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을 포함해17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이라크 상황을 논의할 유엔 이라크 권고그룹의 첫번째 회의를 1일 열었다. (바그다드.사마라 AP.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