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교관들이 외무예산 축소, 해외 주택수당 감축 등에 반발해 전 세계 곳곳에서 사상 유례없는 총파업을 벌였다. 외무부 노조인 UNSA-USMAE는 1일 본부 근무 외무 공무원은 물론 해외 주재 대사에서 현지 채용 직원에 이르기까지 126개국에 근무하는 외무부 직원의 94%가 파업에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업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해외 공관이 문을 열었으며 긴급한 경우에대해서는 업무를 계속했다. 복수 노조가 설립돼 있는 외무부 노조원들이 노조별로 부분 파업을 벌인 적은있으나 이번처럼 파업에 외무부 내 전 노조가 참여하기는 처음이다. 이번 파업은 외무부 직원을 기존의 9천409명에서 1.23% 116명을 감축해 9천293명으로 줄이고 해외 주택수당을 축소키로 한 내년도 외교 예산안에 반대하기 위한것이다.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이 예산안을 심의하는 상원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노조 발표에 따르면 주 그리스 대사관, 주 리에주(벨기에) 영사관, 상하이 비자발급소가 문을 닫았으며 아디스아바바, 다카, 튀니스, 키토, 몬테비데오, 아바나 주재 공관 직원의 100%가 파업에 참여했다. 라바트(모로코), 부에노스아이레스, 멕시코시티, 워싱턴, 뉴욕, 뉴델리 등 공관의 파업 참여율은 92-99%였다. 언론들은 르노 비냘 주 인도네시아 대사가 사무실을 지키면서 파업에 참여했으며 일부 공관 직원들은 사무실에 출근했으나 가슴에 파업 표시 기를 단 채 업무를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오는 3일 국빈 방문할 예정인 튀니스 소재 영사관은 이날문을 닫았으며 대사관과 문화원의 일부 직원도 파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긴급한 업무가 진행 중이거나 총리, 장관 등 정부 고위인사가 현지를 방문 중인 공관에서는 업무가 계속됐다.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와 뤽 페리 교육부 장관이 방문 중인 폴란드, 프랑시스메르 재무장관, 장-자크 아야공 문화장관이 방문 중인 베이징 공관은 업무를 계속했다. 프랑스 관련법률은 국가 업무의 연속성, 공공질서 유지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장관, 해외주재 대사들의 파업 참여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본토 근무 3천900명, 해외 근무 5천300명 등 직원이 1만명에육박하며 해외에 대사관 154개, 영사관 98개, 연구소 26개, 문화원 148개, 불어교육기관인 알리앙스 프랑세즈 223개 등을 운영하고 있어 미국 다음으로 방대한 외교망을 보유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