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동맹국 민간인 등에 대한 이라크 내 저항세력의 무차별 공격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파병 반대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스페인에선 이라크에 파병된 자국 군인들을 철수시키라는 시위가 확산됐고 일본에선 80% 이상이 파병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CNN방송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목표가 점차 연성타깃(민간인 등 쉬운 목표물)"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주말 자국 외교관 2명이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사망하자 '파병반대' 목소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당초 오는 5일 각의에서 처리하려던 파병 결정을 다음주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자위대 파병에 앞서 의료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해 민간인을 파견하려던 방침도 바꿔 이라크 현지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유보할 계획이다. 마이니치신문이 이날 1천36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83%가 '파병에 반대 또는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자위대 파견시 테러대상이 될 것이라는 대답도 7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파병반대 여론이 고조되면서 고이즈미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42%로 10월 조사 때보다 14%포인트 급락했다. ○…스페인에서도 이라크에 파견한 자국 군인들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정보장교 시신 7구가 도착한 지난달 30일 대규모 시위대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무조건 군인들을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이라크에 파견한 군대의 주둔기간을 향후 6개월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야프 데호프스헤페로 외무장관은 "지금은 떠날 때가 아니며 오히려 이라크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안전경보 수준을 코드 옐로에서 코드 오렌지로 한단계 높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라크 주둔 미군 사상자가 증가하고 동맹국에까지 피해가 확산되면서 이라크 재건계획에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라크인들과 이라크 전문가들은 내년 7월1일까지 이라크에 안정적인 민주적 정부를 구성한다는 미국의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은 지난달 30일 바그다드 북부 사마라지역에서 미군 보급차량 대열에 대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동시 다발적인 매복공격을 격퇴,54명을 사살하고 8명을 체포했다. 제4보병사단 대변인인 맥도널드 대령은 "저항세력의 이번 공격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종전을 선언(5월1일)한 이래 가장 대규모이고 조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