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무혈혁명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이 외세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세계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를 거론,주목된다. 독일 망명을 거부하고 여전히 트빌리시 대통령관저에 머물고 있는 셰바르드나제는 25일 독일 ZDF TV와의 회견에서 "일부 외국 조직 및 대사관이 야당과 국민을 부추겨 반정부 시위를 유도했다"고 전제하며 "소로스는 그루지야 내정에 부당하게 개입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인 개입사례는 밝히지 않은 채 "적절한 때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것은 큰 실수였다"고 회고했다. 헝가리계 미국인인 소로스는 2000년 그루지야를 방문,내정개혁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뒤 법무부 조직개편과 교도행정 개혁 등에 상당한 금액을 내놓아 '산타클로스'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당시 셰바르드나제는 소로스의 지원을 얻기 위해 뉴욕을 직접 방문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셰바르드나제의 이같은 발언으로 소로스가 그루지야 지원을 무기로 내정에 영향력 행사를 시도했을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소로스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은 국제투기꾼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상가로 불리길 원한다"면서 동유럽의 민주화와 시장개혁 성공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