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25일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지난 3.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약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함으로써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내년 재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메디케어 개정안은 4천만명의 노인과 장애인들에 대한 새로운 처방약 혜택을 부여해 저렴한 비용으로 처방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노년층의 환영을 받았다. 더욱이 지난 3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기준으로 8.2%를 기록해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지난 84년 1.4분기 이후 근 20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것은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날 발표된 이들 2가지 호재는 이라크에서의 고전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에 고심해온 부시 캠프에 실로 오랜만에 찾아든 낭보여서 지지율 반등에 대한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미 상원 공화당은 며칠 전 민주당의 의사진행 방해로 32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법안 통과가 좌초되는 등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민주당측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메디케어 개정안 통과라는 정치적 승리를 일궈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상원에서 개정안이 통과된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메디케어의 현대화는 시스템을 더 낫게 만들 것이며, 이로인해 수 백만명의 노인들에게 `우리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 지도자 빌 프리스트(테네시)는 "그(부시대통령)의 리더십이 개정안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우리로 하여금 메디케어 현대화와 노년층에 대한처방약 혜택을 지지하도록 했다"면서 한껏 부시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윌리엄 노벨리 사무총장은 "개정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좋은 기초"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든 점도 부시의 재선 캠페인에 중대한견인차가 될 전망이다. 상무부의 발표를 보면 재고변동을 제외한 최종 소매판매 역시 3.4분기에 8%나증가해 25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결국 미 정부의 감세 정책과 저금리로 인해 주머니가 두둑해진 소비자들이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을 왕성하게 사들인 점이 3.4분기 성장에 가장 큰 힘이 됐음을 의미한다. 또 3.4분기 기업들의 생산이윤은 전분기에 비해 11.8%, 1년 전에 비해서는 30%나 증가했고 연간의 세전과 세후 이익도 각각 16.4%와 13.6%가 늘어나는 등 개업들의 수익성 개선도 두드러졌다.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은 투자와 고용의 획기적 증대로 이어져 감세와 저금리 등 진작책이 없이도 가능한 `자력 성장'이 이뤄질 수 있을것으로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라일 그램리 전(前)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이사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이제 미국 경제가 4%대의 지속가능한 성장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