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부 미클로호-마클라야 거리 민족우호대학(우데엔) 기숙사에서 지난 24일 새벽(현지 시간) 발생한 화재 이후 연락이 끊긴 한국 유학생 전영선(19)양은 숨진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측이 25일 밝혔다. 정 양의 실종 사건을 조사해온 한국 대사관측은 ▲화재 발생 후 하루 반나절이지난 현재 까지 소식이 없고 ▲화재 전날 저녁 까지 기숙사에 있었던 게 확인됐으며▲정 양의 방에서 시신이 나왔다는 경찰 발표 등으로 미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이에 따라 모스크바에 유학중인 정 양의 사촌 오빠와 친구 등을 동원,시신들이 안치돼 있는 시내 병원에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피해가 가장 큰 중국측의 확인 작업 종료를 기다려야 하고, 시체가 많이훼손됐을 경우 육안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전망이다. 대사관측은 일단 한국 유족측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 비자 발급 절차를 지원하는 등 사후 처리에 나섰다. 정 양과 같은 방을 쓰던 베트남 여학생 2명도 아직 소재 파악이 안돼 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지난 24일 오전 2시 30분께 발생한 우데엔 기숙사 화재로 인한 피해자 수는 이날 현재 사망 36명, 부상 200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병원에서 치료중인 부상자가운데 47명이 중태이며, 특히 10명은 매우 위독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피해가 가장 큰 중국의 경우 17명의 학생이 실종 상태며 34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러 중국 대사관이 확인했다. 화마(火魔)를 피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바람에 팔, 다리 골절상을 입은 부상자가 많았으며 눈발이 휘날리는 매서운 날씨에 반나(半裸) 상태로 대피, 동상을 입은 부상자도 있다. 한편 참사를 부른 이번 화재는 일단 누전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생존자들은 불법 주차 차량들이 좁은 도로를 막고 있어 소방차가 현장에 늦게 출동했다고 항의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