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색 비키니 차림으로 쇼 무대를 당당히 활보해 눈길을 끌었던 '미스 아프가니스탄' 비다 사맛자이(25.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아프간 정부와 아프간인들한테 심한 비난을 받을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일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0일 전했다. 아프간 여성으로는 30년만에 국제미녀선발대회에 출전해 최근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로 돌아온 그는 미국 시민권자. 96년 미국으로 이주해 플러튼 캘리포니아주립대(CSUF)에서 국제경영ㆍ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미스 아메리카 인터네셔널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지난 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미스 지구(Miss Earth)'대회에서 특별상을수상한 사맛자이는 수많은 관객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무대 위를 활보할 때 위험을감수하긴 했지만 조국인 아프간 정부가 비난하고 심지어 미국에 사는 이를 포함해같은 피를 나눈 아프간인들까지 그토록 흠을 잡을지 몰랐다고 밝혔다. 사맛자이는 여성들의 신체 노출을 금기로 여기고 있는 이슬람 전통을 무시하고미인대회에 참가한 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크게 반발한 데 대해 "그렇게까지 온통 야단법석이 될 줄 몰랐다. 충격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주 미국 CNN과 영국 BBC, 타임, 마리 클레르 잡지같은 언론매체들과잇따라 인터뷰해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그가 남성들을 위한'선정적인' 흥행무대에 참가했다고 비난했으며 법원의 고위 관리도 고국으로 돌아올경우 형사처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최초이자 유일하게 공식적인 미스 아프가니스탄으로 LA 인근 부촌 말리부에 살고 있는 조흐라 다우드는 "그는 정말 재능있고, 아주 아름다우며 용기있는여자"라며 "자유세계에서 사는 그는 무슨 일이건 하고 싶은 일을 할 권리가 있지만아프간 여성들에겐 전혀 도움이 안된다. 이는 반역행위이며 그는 권위와 이슬람가치에 대해 대항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이 신문은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