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방문중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19일 지속적이고 전세계적인 테러리즘의 위험에 맞서려면 때로는 군사력의 사용이필요하다며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런던 시내 관공서 밀집지역에 위치한 화이트홀궁에서 영국학자들을 대상으로 행한 연설을 통해 "경우에 따라서 절제된 힘의 사용이 힘에 의해통치되는 무질서한 세계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준다"고 역설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미국의 무력 사용에 대해 유럽이 오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3박4일간의 영국 방문을 통해 유럽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있는 영국인과 유럽인들을 의식, "모든세대에게 걸쳐 힘의 사용에 대한 원칙을 갖춘 견고한 반대가 있으며 이런 견해의 바탕에 깔린 동기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때로는 폭력적인 사람들을 폭력을 동원해 억제해야할 의무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현안이 되고 있는 이란 핵문제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유엔의 핵감시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핵확산 금지 조약의 의무를 철저히 준수하도록확고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신뢰할 수 없는인물이라고 혹평하면서 팔레스타인에 새로운 지도자가 부상할 수 있도록 유럽이 미국 및 이스라엘과 함께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자기 국민의 목표를 배신하고 국민을 실패로 이끄는 팔레스타인 지도자에 대한 모든 호의와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화이트홀궁 연설에 앞서 부시 대통령 내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공식 관저인 버킹엄궁에서 여왕 내외와 찰스 왕세자,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잭 스트로 외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국빈을 맞는 의전에 따라 41발의 예포가 발사되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찰스왕세자와 함께 갈색 코트에 곰 가죽으로 만든 검은 모자를 쓰고 도열한 왕실 근위대를 사열한 뒤 여왕과 선물을 교환했다. 런던 경찰청은 이날 4천200명의 경찰을 버킹엄궁 인근에 배치했으나 예상했던것보다는 훨씬 적은 반전시위대들이 버킹엄궁 앞 분수대 광장 근처에 집결함에 따라공식 환영행사는 차질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반전시위대는 이날 붉은 색의 2층 버스에 `스톱 부시'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경찰 저지선 바깥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환영행사가 진행되는 버킹엄궁 안에서도반전구호가 선명하게 들렸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